[국회 대정부질문]“고용없는 성장 대책은 뭔가”

  • 입력 2004년 7월 13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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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야의원들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답변을 하면서 “구조적인 문제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과 같은 장기 불황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김경제기자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야의원들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답변을 하면서 “구조적인 문제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과 같은 장기 불황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김경제기자
국회는 13일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와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 국무위원을 출석시킨 가운데 대정부질문을 갖고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정부의 안이한 인식을 비판했다. 의원들은 또 경제 살리기에 대한 정부의 대책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열린우리당 정세균(丁世均) 의원은 “최근 우리 경제가 성장은 하고 있는데 내용을 보면 ‘투자 없는 성장’ 또는 ‘고용 없는 성장’으로 바뀌었다”며 “하반기 경제성장률도 당초 예상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여 이른바 더블딥(double dip·반짝 경기회복 이후 계속되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또 한나라당 박재완(朴宰完) 의원은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생활고는 심각하다 못해 차라리 처절하다고 해야 할 것”이라며 “이는 구조적인 문제점들이 방치된 채 경제의 성장 여력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총리는 이에 대해 “수출은 비교적 활황이지만 소비와 투자가 만족스럽지 못하고, 수출의 국내산업에의 연관 효과가 크게 떨어지면서 고용을 적게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수출은 되지만 내수가 일어나지 않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이인기(李仁基) 의원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국회 개원 연설에서 ‘우리 경제는 결코 위기는 아니다. 과장된 위기론이 진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며 낙관론을 폈는데 노 대통령의 경제 인식이 너무 낙관적이고 장단기 정책과제 선정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이 밖에 이 부총리는 “모건스탠리가 최근 ‘한국 정치권의 좌편향적 경향이 경제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는 보고서를 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시장주의자 중의 한 사람으로서 그렇게 우리나라의 정치 구조가 좌편향되어 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이 부총리는 또 열린우리당 최철국(崔喆國) 의원의 “가을에 2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2차 추경예산안은 고려할 단계가 아니고 생각하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유승민(劉承旼) 의원은 “노무현 정권이 우리 경제에 해를 끼친 사례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노 대통령이야말로 악정(惡政)의 굿판을 거둬야 한다”고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유 의원은 수도 이전과 관련해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도 수도 이전은 가장 악랄한 형태의 지역주의이자 포퓰리즘이며 분열주의에 불과하다”면서 “이제는 충청까지 지역주의의 포로로 만든 게 바로 수도 이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동서고금의 역사에서 이런 얼빠진 초대형 토목공사에 국력을 탕진한 나라치고 잘된 나라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노무현 정부의 한미관계에 대해 유 의원은 “주적인 북한 앞에서는 한없이 비실거리면서 미국과 주한미군을 마치 주적인 양 몰아가는 사회 분위기에 대해 국가지도자의 한마디 경고조차 들을 수 없었다”며 노 대통령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박 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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