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등, AP보도 진상조사 촉구

  • 입력 2004년 6월 24일 16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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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의 TV뉴스인 APTN이 이미 이달 초 외교통상부에 김선일씨의 피랍 여부에 대해 문의했다고 보도한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사회단체들이 구체적인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36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이라크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김씨의 피랍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정부의 이번 사태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비상국민행동은 기자회견 직후 외교부 문서계를 방문해 '외교부 장관에게 보내는 공개질의서'를 공식 접수시켰다. 이들은 질의서에서 △AP통신 문의에 외교부가 "보고받은 바 없다"고 부인했는지 △주 카타르 한국대사관이 6월 초 피랍 사실을 알았는지 △외교부가 약속대로 '재외국민보호 매뉴얼'에 따라 해외동포에 대한 일일점검을 했는지 등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도 국회에 23일 제출된 '국군부대의 이라크 추가파견 중단 및 재검토 결의안'에 대한 의견서를 내고 "국회는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의 실책을 규명할 수 있도록 국정조사권을 발동하라"고 주장했다.

민변은 "정부와 미군의 피랍사실 인지 시점과 정부 대응의 적절성 등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며 "국회는 국정조사권을 발동해 정부를 문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서울 영등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김씨의 피랍사실을 알고도 파병반대 여론을 우려해 사실을 은폐했다는 증거가 여러 곳에 나오고 있다"며 "파병 철회 및 국정조사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총력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또 "산하의 공공연맹 소속 항공연대는 파병이 강행될 경우 병력과 물자수송기 조종을 거부하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반전을 주제로 한 훈화자료를 2~3일 이내에 배포하고 시국선언을 내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외교부는 이에 대해 "실제로 AP통신의 문의를 받았는지에 대해 자체 조사 중"이라며 "언제 어떤 루트를 통해 문의한 것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AP 서울지국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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