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4년 6월 21일 17시 4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21일 중국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 17호각에 열린,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제2차 실무그룹회의 첫째 날 회의를 마친 각 국 대표단 표정이 밝지 않다.
23일부터 열리는 제3차 6자회담 본회담에선 '실질적 진전'을 이뤄야 한다는 참가국들의 의지는 강하지만, 북-미 간 근본적 입장 차이가 여전해 좀처럼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슬슬 고개 드는 '비관론'=한국측 회담 관계자는 "첫 날 전체회의에선 각 국이 핵 폐기 및 '핵 동결 대 상응 조치'에 대한 기본 입장을 밝혔고, 그에 대한 토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도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없는 핵 폐기를 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밝히는 것이 최우선적 과제"라는 미국측 주장과 "핵 동결에 대한 구체적 보상 내용을 먼저 밝혀라"는 북한측 주장이 팽팽히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회담장 주변에선 '북한이나 미국이 극적인 반전을 보여주지 않는 한, 이번 회담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이루긴 어렵다'는 비관론이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이다.
중국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도 지난 주 한국 정부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3차 6자회담에 별로 큰 기대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중국의 동분서주='어떻게든 실질적 진전을 이뤄내자'는 한중 양국의 '의지 공조'는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양국은 20일 2차 실무그룹회의(21, 22일)에 앞서 사전 양자 접촉을 한 데 이어, 22일엔 3차 본회담(23~26일)에 앞서 다시 만나 쟁점 현안에 대한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다.
한중 양국은 특히 북-미 간 의견 대립이 가장 첨예한 '북한의 농축우라늄(HEU) 핵 프로그램 문제'에 대한 타협안 마련 방안을 집중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HEU 문제가 '좀처럼 건너기 어려운 다리'라면, 다른 길로 돌아가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어려운 HEU 문제는 나중에 풀고, 참가국이 합의할 수 있는 '쉬운 문제'부터 일단 해결하는 방법을 찾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베이징=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