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순大將 구속]“지휘상 軍관행” 일각 반발기류

  • 입력 2004년 5월 9일 18시 46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인 신일순(申日淳) 육군대장이 8일 조영길(曺永吉)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전격 구속되자 군은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

신 대장의 혐의 중 상당부분이 ‘지휘 및 업무 목적’이라는 명목으로 그동안 관행상 이뤄져 온 것이라는 점에서 군 지휘관 일각의 반발 기류도 감지된다. 특히 김대중(金大中) 정부 시절 호남 군맥(軍脈)의 수장 역할을 했던 신 대장의 구속에 대해 ‘청와대 의지가 개입됐다’는 소문이 나도는 등 뒷말이 무성하다.

실제 DJ정부 시절 ‘호남 3인방’으로 불리던 이원형 전 국방품질관리소장(구속), 문두식 전 국군기무사령관(열린우리당 입당)이 잇따른 구설수에 오르면서 호남 인맥의 핵심인 신 대장이 자연히 집중내사의 대상이 됐다는 소문이 군 안팎에 나돌아 왔다.

한 예비역 장성은 “예전에는 고위 장성의 경우 전역시켜 수사하거나 보직해임 후 민간 검찰에 이첩했다”며 “이런 점에서 신 대장에 대한 구속에 청와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군 검찰은 10일 내에 신 대장을 기소한 뒤 국방부 장관을 재판장으로 한 고등군사법원에서 재판을 진행할 방침이다. 1심은 고등군사법원에서 실시되며 신 대장이 상소할 경우 대법원에서 재판이 이뤄진다. 신 대장은 1심에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자동 전역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노무현 대통령 복귀 뒤 이뤄질 군 장성급 인사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민주당 장전형 대변인은 “창군 이래 현역 대장의 첫 구속사례가 호남출신이냐”며 “호남출신 고위 공직자를 초토화해 영남권 공략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