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원내정당 1호 됐네” 쓴웃음

  • 입력 2004년 4월 29일 19시 02분


‘들어온 김에 콱 눌러앉아 살까?’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당사 건물을 완전히 비우고 국회로 임시 이주한 민주당의 장전형 대변인은 “민주당은 1년 전부터 원내정당 디지털정당화를 외쳐왔는데 본의 아니게 ‘원내정당 1호’가 됐다”고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체납 임대료 48억원을 갚지 못해 여의도 기존 당사에서 무조건 나올 수밖에 없게 된 민주당은 여의도 일대 300평 안팎의 사무실을 구하려 10여곳을 접촉했다. 그러나 건물주들이 “정당은 곤란하다”며 한결같이 손을 내젓는 바람에 일단 국회 본관 1층 원내대표실과 원내기획실로 옮겨온 것.

하지만 국회 사무처 규정상 비교섭단체 몫으로 배정되는 공간은 모두 합쳐 15평에 불과해 6월 5일 17대 국회가 정식 개원되면 지금 차지하고 있는 국회 내 사무실마저 내주어야 할 형편이다.

이정일 사무총장은 이날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를 만나 “앞으로 원내정당화가 정치개혁의 큰 방향이니만큼 개원 협상에서 민주당이 모범적인 ‘원내정당’으로 재출발할 수 있게 도와달라”며 간청했다. 김 대표도 일단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며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한나라당과의 협상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데다 ‘제3당’인 민주노동당에 대한 공간 할애 문제 등이 얽혀 민주당의 희망대로 최종 결론이 날지는 미지수다. 여야 협상에서 자칫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민주당은 새 거처를 구해 이전하거나, 거리로 나앉아야 할 처지에 몰려 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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