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공휴일 없애나” 행자부, 관련단체 이해 얽혀 고민

  • 입력 2004년 4월 21일 18시 55분


“줄이긴 줄여야 하는 데 어느 공휴일을 없애야 하나….”

정부는 행정기관의 주5일 근무제가 전면 실시되는 내년 7월부터 휴일이 늘어남에 따라 현재의 공휴일 수를 줄이기로 했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행정자치부는 최근 인사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국경일 및 공휴일 조정기획단’을 구성해 폐지할 공휴일에 대한 구체적인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국경일 등 공휴일은 ‘국경일에 관한 법률’로 규정된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등 4대 국경일에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른 식목일, 어린이날 등 공휴일을 합쳐 모두 15일이다.

조정기획단 단장인 김국현(金國鉉) 행자부 인사국장은 “아직 공휴일 수를 구체적으로 얼마나 줄일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그러나 선진국과 비교할 때 현재보다 2, 3일 정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휴일 축소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국경일은 물론이고 다른 공휴일에도 관련 단체들의 이해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날은 어린이단체에서, 성탄절과 석가탄신일은 각 종교계에서 공휴일 폐지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관련 단체가 없을 것으로 생각됐던 식목일마저 공교롭게도 천도교의 창도(創道)일과 겹쳐 천도교에서 폐지를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정기획단은 공청회 등을 통해 충분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친 뒤 올해 말까지 폐지할 공휴일을 선정하기로 했다.

이현두기자 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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