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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11일 19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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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강균…’은 9일 방송에서 전 대변인이 김근태(金槿泰) 열린우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월북 가족사에 대한 논평을 낸 데 대해 색깔론 공세라고 비판한 뒤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이 인터뷰를 거부했다”며 전 대변인이라는 자막과 함께 전화 녹취 내용을 방송했다.
이날 방송에서 MBC 취재진은 “어제 김근태 의원과 관련해 논평 내신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색깔론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하고 물었으며 상대방 여성은 “저 그런 얘기 안 듣고 싶어요” 하고 곧장 전화를 끊었다. 이 과정에서 MBC는 상대방의 신분을 확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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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전 대변인은 11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신강균…’측과 통화한 사실이 없는데 나를 인터뷰한 것처럼 조작했다”고 반박했으며 MBC ‘신강균…’측은 같은 날 오후 “전 대변인에게 사과한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MBC는 “취재팀이 휴대전화 연결과정에서 전 대변인의 전화번호를 오인했다”며 “전 대변인에게 정중히 사과하며 확인절차 없이 잘못된 전화 녹취를 방송한 데 대해 시청자에게도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MBC가 전 대변인에게 전화번호를 잘못 알고 실수했다고 해명해왔지만, 사과 보도자료를 내기 이전 MBC는 전 대변인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재확인해 단순한 실수로 볼 수 없다”며 “MBC는 공개 사과와 함께 정정 보도를 즉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과 MBC 배귀섭 보도제작국장 전화 통화 내용
11일 오후 2시52분경 배 국장이 전 대변인에게 전화해 10분간 통화했다고 한나라당이 밝힌 내용.
배귀섭- "너무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뭐라고 할 말이 없다. 전 대변인에게 사과한다. 시스템과 인원이 부족해 전화번호를 잘못 눌러서 생긴 실수다."
전여옥-"이건 실수라고 볼 수 없다. 어떤 목적이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배귀섭- "아니다. 실수고 전화번호를 잘못 눌렀다고 하더라. 스태프가 전화번호를 잘못 눌렀다더라."
전여옥- "아니다. 우리가 녹음한 내용에 따르면 신강균씨가 전화를 해와 번호가 맞는다고 재확인까지 해 왔다."
배귀섭- "좋게 서로 이해하고 서로 넘어가자. 정말 잘못했다."
전여옥- "이건 실수가 아니기 때문에 의도에 대해 알고 싶고 정정 보도를 요구하는 한편 법적으로도 대응하겠다. (중략) 한나라당이 무슨 큰 죄를 지은 대변인을 둔 것 같은 그런 식으로 몰아가고, 조작된 판을 짜놓은 듯한 느낌마저 든다. 인터뷰를 의도적으로 끼워 넣은 것을 실수라고 볼 수는 없다."
배귀섭- "사과의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는 돌렸다(돌렸다는 것인지 돌리겠다는 것인지 정확치 않다고). 내가 생각해도 이것은 어처구니가 없다. "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전여옥 성명서 전문
지난 4월 9일 23시 15분쯤 방송된 MBC TV 「신강균의 뉴스 서비스 사실은」(이하 ‘신강균 사실은’)에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이 인터뷰를 거부했다는 보도와 함께 전화내용이 방송됐다. 그러나 저는 ‘신강균 사실은’ 측으로부터 그 어떠한 인터뷰 요청도 받은 적이 없으며, ‘신강균 사실은’ 측 그 누구와도 전화통화를 한 사실도 없다. 물론 4월 9일 방송에 보도된 “그런 말 안 듣고 싶어요”라며 전화를 끊은 사실도 없다.
인터뷰 요청을 받은 적도, 전화통화를 한 적도, 한마디 말도 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저와의 통화내용이라며 한나라당 대변인 전여옥이라는 자막과 함께 나가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권양숙 여사 비하 발언’ 의도적 편집을 넘어서, 이제는 다른 사람을 내세워 본인의 인터뷰라고 밝힌 것은 놀라움을 넘어 두렵기까지 하다.
방송을 본 저와 제 가족, 그리고 당 관계자들은 보도된 여성의 목소리는 결코 저의 목소리가 아니라고 말했다. 곧 보도내용을 보여드리겠지만 여러분의 판단도 저희 판단과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저로서는 이것이 단순한 오보의 차원을 넘어 의도적으로 인터뷰 내용을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제가 하지 않은 제 명의의 인터뷰가 보도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MBC와 ‘신강균 사실은’ 측에 빠르고 충분히 납득할 만한 해명을 공개적으로 할 것을 요구한다.
2004.4.11
한나라당 대변인 전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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