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전당대회]“박근혜 바람불면…” 열린우리당 촉각

  • 입력 2004년 3월 23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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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은 박근혜(朴槿惠) 의원이 한나라당 새 대표로 선출된 것의 의미를 평가절하하면서도 박 대표 선출이 이번 총선 판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당 내에서는 박 대표가 예상을 뒤엎고 1차 투표에서 홍사덕(洪思德) 원내총무를 큰 표차로 꺾은 것과 관련해 최근 영남권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한나라당 지지율 반등의 조짐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당 주변에서는 “탄핵 정국으로 형성된 ‘여고야저(與高野低)’의 지형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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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기획단 관계자는 “박 대표 선출이 총선 판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최소한 TK라도 뭉쳐보자고 박 대표를 선출한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이 논평을 통해 박 대표의 ‘뿌리’를 언급하면서 비난을 쏟아낸 배경에도 이 같은 인식이 깔려 있다.

‘박근혜 대표 선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Poll)

이평수(李枰秀)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박 대표의 대표 당선을 ‘수구 보수정당에 박정희의 분칠’ ‘영남당 고착화’ ‘차떼기당 운전사 교체’로 보는 국민이 많다”고 주장했다.

유은혜(兪銀惠) 부대변인도 ‘특정지역의 편애 속에서 안주한 영남권의 공주’ 등의 말을 인용하면서 “5공 독재가 물러간 자리에 3공 독재가 분칠하고 부활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김부겸(金富謙) 의원은 “박 대표가 한나라당의 기존 지지층의 기대뿐 아니라 상생의 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넓은 시각과 화합의 시각을 갖기 바란다”며 “탄핵으로 초래된 정국긴장의 해법을 먼저 풀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비교적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구를 방문 중이던 조순형(趙舜衡) 대표는 “신선한 느낌을 주겠네. 대구에서 한나라당 대표가 나왔군”이라며 짤막하게 답변했다.

반면 최영희(崔榮熙) 의원은 “추미애(秋美愛) 단독 선대위원장의 파괴력이 다소 줄어드는 것 아니냐”며 민주당에 미칠 여파를 걱정하기도 했다.

자민련 유운영(柳云永) 대변인은 “진심으로 환영하고, 여성 특유의 섬세하고 순수한 정치력을 발휘해 국가 발전에 기여함으로써 정당사에 큰 획을 긋는 업적을 남기기 바란다”고 논평했다.

한편 고건(高建)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4일 오전 김대곤(金大坤) 총리비서실장을 박 신임 대표에게 보내 난 화분을 전달하고 축하의 뜻을 전할 예정이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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