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방송 특정정파에 유리”…KBS 24일 긴급이사회

  • 입력 2004년 3월 23일 08시 46분


KBS 이사회(이사장 이종수·李鍾秀)는 KBS1 TV의 탄핵 관련 방송 프로그램들이 편파 논란을 빚고 있는 것과 관련해 24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KBS 이사회 관계자는 “KBS의 ‘탄핵 방송’이 특정 정파에 지나치게 유리하게 제작돼 공영방송으로서 공정성 준수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편파 시비의 표적이 됐다”며 “정기 이사회가 열리는 31일까지 기다리기에는 사안이 중대해 긴급 이사회를 소집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24일 오후 KBS의 제작 및 편성 책임자들을 출석시켜 편파 시비를 불러온 프로그램들의 제작 및 보도 경위를 듣고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다.

KBS는 지난해 9월 ‘한국사회를 말한다’가 재독 학자 송두율(宋斗律)씨에 대한 미화 논란을 불러일으킨 데 이어 최근 ‘인물현대사’의 진행자 문성근(文盛瑾)씨가 돌연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공정성 시비에 휘말렸으나 이와 관련해 긴급 이사회를 소집한 경우는 없었다.

KBS 이사는 이사장을 포함해 11명으로 구성되며 이 중 4명 이상이 발의하면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다. 이번 긴급 이사회는 5명의 이사가 발의했다.

발의에 참여한 한 이사는 “공영방송인 KBS는 사회통합을 위해 애써야 함에도 불구하고 ‘탄핵 방송’을 통해 국민들간의 갈등을 증폭시켰다”며 “KBS는 자중하고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방송위원회 보도교양 제1심의위원회(위원장 남승자·南勝子)는 24일 KBS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탄핵 관련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방송의 공정성과 사회통합 실현 책임을 명시한 방송심의규정 위반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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