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안 본회의 상정 16일로 연기]‘내달 선발대 파견’ 계획 차질

  • 입력 2004년 2월 9일 18시 55분


코멘트
9일 이라크 추가파병 동의안의 본회의 상정을 위한 표결이 선포되자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손을 들어 찬성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만섭 이용삼 최명헌(이상 민주당) 천용택(열린우리당) 김종필 의원(자민련). -안철민기자
9일 이라크 추가파병 동의안의 본회의 상정을 위한 표결이 선포되자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손을 들어 찬성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만섭 이용삼 최명헌(이상 민주당) 천용택(열린우리당) 김종필 의원(자민련). -안철민기자
국회 국방위원회가 9일 이라크 추가 파병 동의안을 처리했으나 본회의 표결이 16일로 연기돼 정부의 4월 말 파병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국방부는 추가 파병 동의안의 국방위 통과에 일단 안도하면서도 각 당의 입장 차이로 인해 본회의 처리 전망이 불투명한 것을 걱정하고 있다. 파병 동의안이 16일 본회의를 통과하면 다행이지만 처리가 다시 연기되거나 아예 부결될 경우 한미 동맹관계의 악화와 한국의 국제적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국회가 추가 파병 동의안을 완전히 처리하기 전에는 관련 예산의 집행과 부대의 편성, 훈련, 교육 등을 공식적으로 시작할 수 없다.

국방부 남대연 대변인은 “3000명이 넘는 파병 장병이 사용할 장비와 물자를 국내 방위산업체들이 만드는 데 40여일이 걸리고, 이를 배로 이라크로 수송하는 데 또 45일가량 걸린다”며 “3월 선발대 파견을 고려해서라도 국회가 서둘러 파병안을 처리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한국군 파병 예정지인 이라크 키르쿠크의 미 173여단을 4월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킬 계획이어서 이에 맞춰 파병하려면 시간적 여유가 80여일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회의 파병안 처리가 계속 지연됨에 따라 국방부는 ‘이라크 추가파병부대 창설기획단’(단장 황의돈 소장)이라는 이름으로 파병사단 지휘부를 만든 뒤 지난달 17일부터 파병 장병 모집에 들어갔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들은 “가장 중요한 것이 본부대 편성”이라며 “부대 편성이 늦어질수록 안전하고 원활한 파병활동이 어려워진다”고 우려하고 있다.

파병 동의안 처리가 지연되면 국방부가 미군측과 벌이고 있는 이라크 현지의 군수지원 협상도 난항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미군은 한국 파병부대에 유류, 급수, 통신망 등을 지원키로 약속했으나 우리측이 요청한 헬기 18대와 사막용 군용차량 ‘험비’ 61대 등의 지원은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헬기 지원이 없으면 우리 파병군은 테러 공격에 노출된 채 늘 육상으로 이동해야 한다.

국방부는 “이달 중순 파병부대 사단장과 국방부, 합참 관계자 등 11명을 키르쿠크에 파견해 다시 미측과 군수지원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며 “국익과 파병부대원의 안전을 위해서도 조속한 파병안 통과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한편 파병 장병들이 장비·물자를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긴급 상황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이라크에 파견된 뒤 장비·물자를 접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국방부는 이라크 파병 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대로 ‘이라크 평화·재건사단’(일명 자이툰 부대)을 공식 창설할 예정이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