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사실은 당시 유일하게 생포됐던 김신조(金新朝·63)씨가 16일 발매된 본보 자매지 월간 신동아 2월호와의 인터뷰를 통해 털어놓음으로써 확인됐다.
박 부총국장은 2000년 9월 11일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특사자격으로 남한을 방문한 김용순(金容淳) 노동당 비서를 수행해 송이버섯을 전달하고 돌아갔던 인물.
김씨는 지난해 말 한 송년모임에 초청강사로 참석해 “1·21사건 당시 군당국은 남파 무장공비 31명 중 나를 제외한 전원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그건 사실과 다르다”며 “그때 북으로 도주한 1명이 얼마 전 송이버섯을 들고 서울 땅을 밟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또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이 방북했을 때 김 위원장이 ‘1·21사건 책임자를 모두 숙청했다’고 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북한에서는 목숨을 걸고 충성하는 군인들을 쉽게 숙청하지 않는다. 그들은 지금도 북한 군부 내 실세로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1·21사건 당시 수사를 맡았던 백동림씨(당시 방첩부대 수사계장)는 “무장공비 31명 중 생포자 김씨를 제외하고 확인된 시신은 27구뿐이었으며 나머지 3명의 생사 관계는 끝까지 확인하지 못했다”며 “수색작업이 종결된 지 얼마 안돼 북한방송에서 도주에 성공한 1명의 공작원을 치켜세우며 영웅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