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시민단체, 정부가 너무 밀어주면 죽어"

  • 입력 2004년 1월 16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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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6일 시민단체의 역할에 대해 "시민사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정부가 너무 많이 밀어주면 죽어버린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부산 코모도호텔에서 열린 부산항만공사 창립행사에서 임동규 부산YMCA 사무총장이 시민단체의 역할증진을 위한 정부대책을 묻자 "시민사회의 역할은 내가 대답하기 가장 어려운 것"이라며 이 같이 답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가 너무 밀어 시민사회의 자생력이 죽어버리면 시민단체가 활동을 하기 어렵다"면서 "지역발전 주체 속에 시민사회가 꼭 필요하기 때문에 어떤 일이 있더라도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 이어 "NGO(비정부기구)는 꼭 필요하다. 활발하게 활동해주고 시민사회는 항상 쓴 소리만 하는 조직이라고 귀찮게만 생각하지 말고 협의의 틀 속에서 서로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밀양 출신인 박봉흠(朴奉欽) 대통령정책실장을 일으켜 세워 인사를 시키면서 "내가 해양수산부장관 할 때 기획예산처 예산실장을 했고, 지금은 정책실장이라서 전체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며 "이제 나한테 말씀하지 말고 박 실장한테 해 달라. 부산에도 아는 사람이 많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박 실장을 출마시키고 싶은데 전부 다 시키면 정부에 일할 사람이 없고, 본인도 안 하려고 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또 노 대통령은 부산 동아대 교수 출신인 허성관(許成寬) 행정자치부 장관에 대해서는 "행자부 장관도 상당히 세다. 부산에서 경제자유구역청을 신설하는데 (청장 직급을) 인천은 1급으로 하고 부산은 2급으로 밖에 못하게 돼 있어 행자부에서 왜 그렇게 빡빡하게 하느냐고 항의를 했다"면서 "장관이 알아서 하십시오"라고 농담조로 말하기도 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내년도 아태경제협력체(APEC) 회의 개최지와 관련, "원칙적으로 서울이 아닌 지방으로 하자고 지침을 줬다"고 밝혔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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