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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월 8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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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1일 열린우리당 초선 의원 7명과 가진 청와대 오찬 석상에서 측근비리와 대선자금 문제와 관련해 이같이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오찬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노 대통령이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한 사람은 하나만 잘 못해도 크게 부정한 사람처럼 되고 그런 말을 하지 않은 사람은 오히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듯한 게 현실이더라’며 개혁과 도덕성을 너무 자주 내세우는 바람에 불필요한 공격을 초래하고 있다는 인식을 보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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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또 “노 대통령이 불법 대선자금 10분의 1 발언은 불쑥 나온 돌출발언이 아니라 오랜 고민 끝에 한 것이라고 소개했다”며 “처음엔 소도둑과 닭서리로 비유하려고 했으나 너무 심하다고 할까봐 10분의 1 발언으로 다듬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와 관련해서도 노 대통령은 “명석하고 훌륭한 분이었는데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정치에 들어와 오욕을 겪고 가버린 분”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또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에 대해 참석자들이 “대표경선에서 당선된 뒤 성급한 좌충우돌 행보로 오히려 정치개혁 여론을 활성화시켜 결과적으로 정치개혁을 앞당기고 있다”고 발언하자 노 대통령은 “최 대표가 당선된 게 다행”이라며 공감을 표시했다는 것.
또 다른 참석자는 “노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비리 문제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 더 나올 것이 없을 것이다’며 새로운 큰 사실이 특검에서 튀어 나오지는 않을 것임을 자체 점검 결과 확신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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