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紙보도 “北김정남 연말께 귀국 비밀경찰 간부 맡을듯”

  • 입력 2003년 11월 28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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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金正男·32·사진)이 연내에 귀국해 국가안전보위부 간부에 취임할 가능성이 크다고 도쿄신문이 중국 베이징(北京) 발로 2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김정남의 귀국 준비 때문인지 최근 북한의 간부급 인사들이 잇따라 오스트리아를 방문했다는 말도 있다고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김정남은 스위스 제네바종합대 정치외교학과에 다니다 김일성종합대학에 편입한 뒤인 1980년대 후반 김 위원장의 지시로 국가안전보위부의 업무 전반에 관해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의 후계자 양성 수업이 이 무렵에 시작됐다는 관측도 있다.

김정남이 해외 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해 권력의 중추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의 고위직에 오르면 유력한 후계자로 재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정남은 2001년 5월 위조여권으로 아들과 함께 일본 나리타(成田)공항을 통해 관광객으로 밀입국하려다 조사를 받고 강제출국되는 국제적 망신을 당한 일이 있다. 그의 경솔한 처신에 격노한 김 위원장이 ‘귀국 엄금’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지면서 후계자 자리에서 멀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김정남은 일본에서 강제 출국된 뒤 중국을 거쳐 러시아 모스크바에 한동안 머물며 북한 귀국 기회를 엿보다 북한의 무역 관련 기관이 있는 오스트리아로 옮겨 지금까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주로 인민군의 정보기술화 관련 일을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남의 후계자 탈락설 이후 김 위원장과 고영희 사이에서 태어난 차남 김정철과 3남 김정운이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고영희의 중병설이 나돌면서 후계 구도가 불투명해졌다. 이번 김정남의 귀국도 고영희의 중병설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해외에서 오래 지낸 김정남은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골프와 볼링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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