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독교교회협의회 에드가 “北에 인도적 지원 계속해야”

  • 입력 2003년 11월 18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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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핵무기를 하나라도 갖고 있다면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평화포럼(이사장 강원용 목사)이 주최한 ‘국제종교평화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미국 기독교교회협의회(NCC)의 밥 에드가 사무총장은 18일 북한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NCC는 미국의 진보적 기독교 단체.

감리교 목사인 에드가 사무총장(사진)은 1975∼87년 12년간 미국 민주당의 하원의원을 지냈으며 지미 카터 대통령 당시 중동평화를 위한 캠프데이비드 협상에 참여하기도 했다. 베트남 전에서 이라크전까지 반전 운동에 앞장섰다.

11∼15일 북한을 다녀온 뒤 16일 방한한 그는 “북한은 제3세계보다 못한 4류 국가”라며 “남북 격차가 커 가까워지기가 쉽지 않지만 남한이 꾸준히 전력공급 식량지원 등을 도와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방북에서 그는 NCC 산하 세계교회봉사단 명의로 밀가루 10만t을 지원했다.

“북한 노동당 고위간부가 ‘남쪽이 핵을 갖고 있어 우리도 핵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하더군요. 핵 보유에 대한 명분용 발언에 불과하겠지만 북한 핵 문제는 6자회담과 같은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합니다.”

그는 한국의 이라크 파병에 대해 “국익을 위해 파병이 필요하다면 미국이 아닌 유엔 깃발 아래 파병해야 한다”며 “이라크 재건이 미국의 일방적 주도가 아니라 다자간 협력을 통해 이뤄져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라고 말했다.

그는 독실한 감리교인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전쟁을 이끌고 있는데 대해 “부시 대통령을 포함한 근본주의자들은 하나님을 ‘전쟁과 징벌의 신’으로 보고 있지만 우리는 ‘평화와 자비의 신’으로 본다”며 “‘북한이 어리석은 짓만 저지르지 않는다면’ 미국인들도 이라크 전쟁 때와 달리 북한을 상대로 한 전쟁에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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