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부시 '고양이와 쥐' 선문답

  • 입력 2003년 10월 24일 11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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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노무현대통령과 조지 W 부시대통령이 '쥐와 고양이'를 빗댄 선문답을 주고받았다고 24일자 중앙일보가 보도, 관심을 끌고 있다.

두 정상은 북핵문제를 놓고 현재 상황과 주변 관련국간 관계를 논의하던중 이같은 대화를 가졌다는데,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노대통령: 쥐도 도망갈 구멍이 없으면 고양이를 물 수있다.

부시대통령: 고양이가 5마리나 돼 당하지 않을 것.

노대통령: 그중 가장 먼저 물릴 고양이가 한국이다.

부시대통령: 힘센 고양이가 있으니 걱정할것 없다.

이 대화중 누가 쥐고 누가 고양이인지, 힘센 고양이는 또누구인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정부발표에 따르면 노대통령은 당시 회담에서 부시대통령에게 "북한이 핵위협을 하는 가운데서도 경제개혁·개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런 측면을 잘 활용해 대화를 통해 핵문제 해결을 유도하는것이 좋을것"이라고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부시대통령은 "함께 노력하자"고 응답했으며 이같은 과정에서 '고양이와 쥐' 언급이 나온것으로 추정된다.

이 대화를 전한 외교 소식통은 "노대통령이 '고양이와 쥐' 은유를 통해 '북핵문제는 강.온정책이 다 필요한데 강경 일변도로만 몰면 안된다'는 암시를 미국측에 한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1993~94년 제1차 핵위기 당시에는 한승주 외무장관(현 주미대사)가 '궁지 몰린 쥐' 얘기를 자주 언급한바 있다.

허희재 동아닷컴기자 sel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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