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정사장 간첩사건 연루논란]“코드방송 이젠 지겹다”

  • 입력 2003년 10월 2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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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서열 23위의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밝혀진 송두율씨를 KBS가 ‘냉전의 희생양’으로 묘사해 편향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1일 밤에서 2일 오전 사이 KBS 시청자 게시판에는 공영방송 KBS의 이념적 편파성을 비난하면서 시청료 반환을 촉구하는 150여건의 글이 쇄도하는 등 네티즌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김대중(jemoon2)’씨는 “KBS는 그동안 ‘언론권력’ 운운하며 특정 신문들을 왜 욕했는가. 확인조차 없이 북한 노동당 서열 23위인 사람을 민주인사인 양, 유신시대의 희생양인 양 미화 보도해 시청자들을 우롱해도 되는 것인가. ‘코드방송’이 이젠 지겹다”고 비판했다.

‘김성수(tadoo)’씨는 “송씨가 한국인 유학생들을 모아놓고 자신을 ‘김철수’라고 밝힌 황장엽씨에 대해 ‘말도 안 된다’고 힐난하며 웃는 장면을 KBS에서 인상 깊게 본 사람으로서 역겹기 그지없다”고 토로했다.

‘antit송(abalroky)’씨는 “나라를 염려하는 대다수 국민들은 그동안 KBS의 희한한 작태를 침묵으로 지켜봐왔지만, 이젠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는 사실을 KBS는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 KBS는 공영방송이며 국민의 시청료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따졌다.

시청료 반환을 요구하는 네티즌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정의(hwan4611)’씨는 “(KBS가) 간첩을 두둔하는 데 내 돈이 쓰였다니. KBS는 각성하고 사장은 물러나라. 시청료로 가져간 내 돈도 내놓아라”고 성토했다. ‘이세용(telper23)’씨는 “국민에게 인정받을 수 없는 방송이라면 시청료를 제발 강탈하지 말아 달라”고 했으며, ‘나그네(eagle2080)’씨는 “KBS가 이번에도 어정쩡하게 넘어가면 대대적인 시청료 거부운동과 정연주 사장 퇴진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일 오전 11시경까지 KBS 인터넷홈페이지(www.kbs.co.kr)는 ‘북, 베트남식 개혁 개방 추진’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의 말을 인용해 톱뉴스로 배치했다. 또 같은 시간대 KBS 뉴스 홈페이지(news.kbs.co.kr)는 “북한, ‘핵 억제력 보유했지만 수출 의사 없다’”는 제목의 기사를 주요 뉴스란에 배치해 북한에 대한 장밋빛 기사들만 부각시켰다. 반면, 송씨 관련 내용은 정치 코너에 제목 한 줄짜리 기사로 게재했하는 등 송씨 문제에 대해 갖고 있는 시청자들의 관심은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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