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리더십 부재에 실망 정치권 싸움질엔 절망”

  • 입력 2003년 9월 13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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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도 힘든데 정치인들은 왜 싸움만 한대요?”(수도권 유권자)

“이런 식이면 다 갈아 치울 겁니다.”(호남 유권자)

정치권이 전한 추석 민심은 한마디로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냉소’였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은 짐작했지만, 우리가 야당 노릇을 잘 못하고 있는 데 대한 질책도 많았다”고 전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정치권 전반에 대한 불신이 깊더라”면서도 신당에 대해서는 이해관계에 따라 엇갈린 해석을 내놓았다.

▽민생 문제=한나라당 심재철(沈在哲) 의원은 “‘사는 게 너무 힘들다’는 말밖에 못 들었다”며 “체감경기가 외환위기 때보다 더 나쁜 것 같더라”고 전했다.

민주당 김성호(金成鎬) 의원도 “정치권이 제발 싸움 그만하고 경제 살리기에 나서라고 주문하더라”며 “정치권 전체가 국민들로부터 ‘심판’을 받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 리더십 문제=한나라당은 국민들이 정치권을 불신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노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를 꼽았다. 한나라당 황준동 대표특보는 “노 대통령의 무능과 부덕을 비판하는 사람이 많았으며, 태풍 ‘매미’의 피해까지 겹치자 ‘노 대통령이 복도 없다’는 비아냥거림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비슷한 분위기를 전한 경우가 많았다. 추미애(秋美愛·서울 광진구을) 의원은 “노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이 옛날과 크게 다르지 않아 실망스럽고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신당 문제=민주당 신당파인 이해찬(李海瓚·서울 관악구을) 의원은 “호남에서는 분열하지 말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수도권과 충청권에서는 신당에 상대적으로 호의적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 사수파인 강운태(姜雲太·광주 남구) 의원은 “많은 지역구 주민들이 ‘이런 상황에서 신당을 하려는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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