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실천이다. 실천에는 두 가지가 전제되어야 한다. 하나는 돈을 포함한 빈틈없는 이행 계획이고, 다른 하나는 대통령의 리더십이다. 전자에 대해서는 굳이 얘기하지 않겠다. 올해 성장률이 2∼3%대에 그칠 것이라고 하는데 이런 성장률로 소득 2만달러와 자주국방의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인지, 한미동맹관계에 손상은 없을 것인지, 누구보다도 대통령이 고민하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자에 대해서는 솔직히 걱정이 앞선다.
국가의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려면 대통령이 그 내용과 방법에 대해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지역간 계층간 세대간 갈등을 해소하고 이익집단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유감스럽게도 노 대통령이 지난 6개월 동안 그런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보기는 어렵다. ‘코드’와 ‘내 편, 네 편’이란 말이 시대의 유행어가 됐다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반목하고 분열하는 사회에선 어떠한 원대한 국정목표도 이룰 수 없다. 국민이 하나가 되지 못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서도 확신을 갖지 못한다면 누군들 대통령을 믿고 열과 성을 다해 도와줄 수 있겠는가.
노 대통령은 인식을 바꾸고 마음을 열어야 한다. 한 나라의 대통령에게 어떻게 내 편인 국민이 있고, 네 편인 국민이 있을 수 있겠는가. 노 대통령은 6개월 전 취임사에서도 “개혁은 성장의 동력이고 통합은 도약의 디딤돌”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통합 없인 도약도 없다. 노 대통령이 경축사대로 하려면 통합의 리더십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