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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8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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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주류-비주류가 임시 전당대회를 열어 당의 진로 문제를 결판내기로 합의하긴 했으나, 전당대회 의제 및 대의원 명부 작성 등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어 전당대회 개최여부 조차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독일을 방문 중인 신기남(辛基南) 의원은 8일 베를린 한국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이달 말까지 신당논의가 제대로 결론나지 않을 경우 중대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해 탈당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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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나라당 탈당 의원들과 나중에 다시 합쳐질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이들을 결코 외롭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신당파인 이호웅(李浩雄) 의원도 최근 사석에서 “결국 결단할 땐 결단해야 하며, 길을 닦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선발대론’을 피력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당 안팎에서는 이부영(李富榮) 의원이 최근 “15일을 전후해 정말 이래선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결행하지 않겠느냐”며 민주당 소장 개혁파 의원 10여명의 탈당을 예고한 것을 두고 ‘탈당 밀약’이 오갔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민주당 소장 개혁파 의원들은 최근 한나라당 탈당 의원들과 자주 술자리를 갖고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물론 김원기(金元基) 고문 등 주류측 중진 의원들은 여전히 탈당 가능성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신주류 핵심 3인방의 한 사람인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한나라당 탈당 의원들과도 같이 해야겠지만, 그들하고만 할 수는 없다. 우리가 민주노동당과 같은 이념정당을 하자는 것도 아니고…”라며 민주당을 버리고 갈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소장파인 이종걸(李鍾杰) 의원은 “한나라당 탈당 의원들의 결단을 존경한다. 그러나 탈당 밀약이니 각서를 써줬느니 하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장파 일부 의원들의 선도 탈당 가능성이 거듭 제기되는 이유는 비주류측의 버티기가 계속되는 한 당내 합의를 통한 통합신당 창당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주류측은 4월 28일 신당 추진을 선언한 이후 지금까지 ‘개혁신당→개혁적 통합신당→국민 참여 신당→분열 없는 통합신당→민주당 해체 없는 통합신당’ 등으로 명칭을 바꿔가며 한편으로는 비주류측을 압박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달래는 양동작전을 펴왔으나 비주류측은 ‘리모델링’으로 가자며 꿈쩍도 안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경재(金景梓) 의원 등 일부 중도파 의원들은 “차라리 나가서 한나라당 탈당 의원들과 신당을 만든 뒤, 다시 민주당과 통합하든지 연합을 하든지 하는 게 좋다”는 의견까지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당대회 의제 등을 확정키로 한 시한인 12일이 중대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당파의 한 의원은 “그때까지도 신당 창당의 길이 안 보이면 탈당 주장을 포함한 여러 목소리가 분출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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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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