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씨 “내년 총선서 세대혁명 이뤄야”

  • 입력 2003년 7월 20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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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일각에서 내년 총선에서 확실한 세대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세대혁명론’이 나오고 있다. 여권 내 386그룹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세대혁명론은 ‘통합신당이냐, 민주당 리모델링이냐’에 묶여 있는 민주당 내 신당 논의와 달리 주류세력 교체와 대대적인 정치권 물갈이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여권 내의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386 핵심측근인 안희정(安熙正.사진)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이 세대혁명론의 총대를 멘 듯하다. 안 부소장은 20일 발매된 ‘월간중앙’ 8월호 인터뷰를 통해 “배지를 달든 안 달든 집권당의 사무총장이 될 것이다. 21세기 신주류의 형성, 그리고 집권당의 사무총장론이 내 자신의 진로이다”고 파격적인 발언을 했다.

그는 신당이 뜨자마자 사무총장이 되느냐는 질문에 “JP(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서른여덟에 공화당 당의장을 했다”고 답해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이어 “21세기 신주류론은 세대교체, 역사적 주역의 교체를 의미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세대간 역할의 변화를 말한다”고 세대혁명론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 같은 세대혁명론은 비단 안 부소장 혼자만의 생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민주당과 청와대의 386핵심 그룹 사이에서 세대혁명론에 대해 상당한 논의가 이뤄져 온 것으로 안다”며 “노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L비서관을 비롯한 청와대 내 386 비서관 상당수가 세대혁명론에 공감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노무현 돌풍’을 일으켰던 주역들이 내년 총선을 통해 한국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꿔내는 ‘제2의 6월 항쟁’에 나서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세대혁명론은 386 운동권 출신뿐만 아니라 변호사 공인회계사 교수 등 전문가 그룹과 지역공동체 활동이나 시민단체에서 뿌리박고 신망을 쌓아온 인물 사이에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신당 문제와 관련해서는 일단은 당 밖 신당추진세력과 민주당의 합당방식으로 신당을 만들되 창당을 완료한 이후에는 정동영(鄭東泳) 천정배(千正培) 의원 연령대인 이른바 ‘긴급조치 세대’가 간판으로 나서고, 사무총장 등 핵심은 386세대가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386만으로 정치를 할 수도 없고, 노 대통령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적어도 노 대통령의 생각과는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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