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생방송이냐 녹화냐” 盧대통령 주례연설 논란

  • 입력 2003년 7월 8일 1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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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라디오 주례 방송을 ‘생방송’이냐 ‘녹화’로 할 것이냐를 두고 KBS와 청와대측이 논란을 빚고 있다.

KBS는 8일 KBS1 라디오 개편 설명회에서 14일 첫 방송하는 ‘안녕하십니까, 강지원입니다’ 프로그램의 한 코너로 매주 한차례 노대통령이 출연하는 주례 방송을 편성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 주례 방송은 매주 월요일 오전 7시 20분부터 10∼15분간 편성되나 첫 방송은 18일로 예정되어 있다.

그러나 주례 방송의 포맷을 두고 KBS와 청와대측이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다. KBS측은 노대통령이 10분간 국정 현안을 설명하고, 5분간 진행자인 강지원 변호사가 노대통령과 토론을 벌이는 ‘생방송’ 프로그램을 제안했으나 청와대측이 대통령의 바쁜 일정을 이유로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김현미 국내언론 비서관은 “노대통령의 주례방송은 사전녹음으로 이뤄지며 대담이 아니라 순수 연설 형식”이라며 “KBS1라디오 뿐만 아니라 MBC나 SBS 등 다른 방송사에도 모두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BC나 SBS는 KBS 라디오가 생방송으로 노대통령의 연설과 토론을 편성하는 것에 대해 “정보 독점”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KBS 라디오본부 관계자는 “노태우 대통령 시절 했던 KBS라디오 주례방송(10분)이나 현재 미국의 대통령 주례방송은 모두 대통령의 일방적인 연설이라 관심을 끌지 못했다”며 “대통령의 주례방송이 KBS MBC SBS 등 모든 방송사에 제공된다면 청와대의 일방적 ‘보도자료’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KBS와 청와대측은 ‘대통령 주례방송’의 형식에 대해 1∼2주일간 최종 협상을 벌인 뒤 편성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KBS는 야당 대표에게도 대통령의 주례방송에 대해 ‘기계적 평등’의 원칙으로 반론권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KBS1라디오는 ‘폐지 논란’이 벌어졌던 국군방송, 농어민방송, 장애인 방송을 포맷을 바꾸고 시간을 대폭 줄여 존속키로 했다. 국군방송은 ‘위문열차’(일 오후 5시5분)를 계속 편성하며 국방관련 뉴스프로그램을 매일 10분씩 방송하기로 했다.

농어민 대상프로그램은 매일 아침 5시5분부터 ‘뉴스와이드 1부’에 농어민 뉴스를 방송하며 장애인 대상 뉴스도 매일 오후 5시대에 10분간 내보낼 예정이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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