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親盧신당파 "창당강행" 선언]민주 비주류, 신당파 맹공

  • 입력 2003년 5월 26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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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갑(韓和甲) 전 대표가 25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국정 운영방향을 정면 비판한데 이어 친노(親盧) 신당파를 공격하는 민주당 내 비주류의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26일 민주당원 5만여명에게 e메일로 배포한 ‘당(黨)을 지켜주십시오’라는 편지에서 신당 창당에 대해 ‘독재 시절에도 없던 폭거’ ‘PK(부산-경남) 당을 만들겠다는 신지역주의 조장 행위’라고 성토했다. 정 총무는 “신당파는 사당화(私黨化)가 실패하면 집단 탈당해 분리 신당을 만들려하고 있다”며 “이는 민주당 정통파를 반개혁·부패 세력으로 몰아 당권을 빼앗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도 이날 “(신당파를 보면) 미숙한 아이에게 칼자루를 쥐어준 것 같다”며 연이틀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이날 오후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자신을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했다”고 비난한 신주류의 좌장 김원기(金元基) 고문을 겨냥해 “그 양반이야말로 이당 저당 옮겨 다니다가 우리 당에서 국회의원했다”며 “자기 일을 착각한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또 김 고문이 신당추진모임 의장을 맡은 것에 대해서도 “당 공식기구가 아닌 데 무슨 의장이냐. 관명 사칭이다”며 “16일 신당 워크숍에 참가한 사람들 중에는 (검찰의) 사정(司正)이 걱정돼서 (보험 차원에서) 참석한 사람도 있다”고 주장했다.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은 친노 신당파를 다른 새의 둥지와 먹이를 빼앗는 ‘뻐꾸기’에 빗대 비판했다. 박 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신당파는 범개혁 단일 정당을 하겠다면서 민주당 내 중도 보수파를 합류시키기 위해 통합 신당론을 내세우고 있다”며 “이는 민주당이라는 둥지에서 진보정당이라는 알을 키우다가 성장하면 날아가겠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치 이는 뻐꾸기가 개개비(휘파람새과의 새)의 둥지에 알을 맡겨 키운 뒤, 이 알이 부화돼 자라면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리는 것과 같은 논리”라며 “도의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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