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국정 TV토론]나라종금 로비의혹 사건

  • 입력 2003년 5월 2일 01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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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1일 나라종금 로비의혹 사건에 연루된 안희정(安熙正)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에 대해 얘기한 내용을 정리하면 세 가지 정도다.

첫째, 노 대통령은 안 부소장이 자신의 ‘측근’임을 인정했다. 패널이 ‘가장 대표적인 참모인 안희정 부소장’이라고 표현하며 질문을 하자 노 대통령은 “측근이라는 용어는 싫어하지만 통속적인 표현으로 말하면 (안씨는 나의) 측근이다. 오래전부터 안씨를 동업자로 생각해왔고, 동지라고 감히 말한다”고 얘기했다.

둘째, 노 대통령은 측근인 안 부소장의 나라종금 로비의혹 사건 연루에 대해 ‘검찰의 수사가 끝난 뒤’ 자신의 생각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 사건이 불거진 후 자신의 입장을 밝히려고 했으나 보좌진이 ‘검찰 수사의 공정성 훼손 시비’를 이유로 말려 일단 미뤘다고 대답한 뒤 “사건을 보고받은 시점이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것도 나중에 말하겠다”며 대답을 피했다.

셋째,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다만 분명한 것은 안희정씨는 나를 위해 일했고, 나로 말미암아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패널이 다시 “안씨가 대통령 대신 매를 맞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보충질문하자 “내가 가부 답변을 드리면 여러 추측이 나올 수 있다. 안씨는 나를 위해 일해 온 사람이고 사리사욕을 위해 일한 사람이 아닌데 나로 말미암아 고통받고 있다”고 비슷한 언급을 되풀이했다.

노 대통령의 이 말이 단순히 오랫동안 동고동락을 해온 ‘정치적 동업자’에 대한 애정 표현인지, 아니면 또 다른 해석의 소지가 있는 말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뭔가 ‘할 말’이 많다는 표정이었다.

유인태(柳寅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지난달 “대선 당시 나라종금 로비의혹 사건이 터졌을 때 당사자인 안희정씨에게서 직접 구체적인 경위를 들었다. 하지만 별거 아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유 수석은 그때 안씨에게서 들은 내용을 노 대통령에게 보고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고, 노 대통령도 이날 보고 시점에 대해서는 “그런 점도 나중에 말하겠다”고만 답변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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