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사장관련 노대통령 기자간담회 내용

  • 입력 2003년 4월 2일 14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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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장 임명과 관련해 궁금한 문제 있으면 답변드리려고 왔다. 이 문제만 갖고 내가 브리핑해야 하는지, 비중이 있는지는 여러분이 판단해달라. 앞으로도 논란이 있는 문제는 일정에 차질이 없으면 브리핑한다는 걸 관행으로 삼으려고 한다. 참모들은 아직 가급적이면 기자실에 직접 나서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중요한 문제는 대통령이 직접 답변하겠다고 밀고 나갔다.

노= 질문 주시죠.

질문= 저희 회사 문제지만 임명과정을 전면 재검토해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절차와 방법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현 사장 임명과정은 이사회 제청과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있다. 과거 군사정권시절부터 독립성 문제가 있었는데.

답변= 첫번째 문제에 관해서는 아직 제가 사표 수리하지 않은 상태이다. 이 상태로 두고 직접 간접으로 노조와 그밖에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관해 의견 갖고 있는 분과 대화하려고 한다. 대화를 통해 문제가 풀리면 그대로 갈 수도 있고, 대화 통해 풀리지 않으면 절차를 반복하는 방법으로 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분기점은 사표를 수리하느냐 안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수리해야할 것인지 놓고 대화해보겠다. 절차 반복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두 번째는 거꾸로 반문하죠, 공영방송이다. 공영방송이고 KBS 이사는 방송위에서 선임하도록 돼있다. 방송위는 또한 국회와 대통령 각 정당 교섭단체 등이 각기 몇 사람씩 추천해서 구성하게 돼있다. 그렇게 해서 이사회는 방송위에 의해서 상당하게 공정성이나 대통령으로부터 독립성이 있는 사람이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 다음에 대통령은 전 국민의 투표로 선출된 사람이다. KBS 사장을 누가 하면 더 중립적인가에 대해 나는 대안을 갖고 얘기해야 한다.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많은 기관에 대해 대통령이 임명권 행사하고 있다. 심지어 대법원장도 임명하고 있다. 대통령이 항상 편파적인 일 하는 사람으로 보지 말아달라. 결과를 보고 절차를 보고 판단해달라. 다른 대답을 갖고 문제 제기해야 한다.

지금 이 문제에 대해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방송위원회 구성에 관해 지금 한나라당이 위원회법을 개정해서 방송위 선임에 국회 다수당의 절대적 입김이 작용하도록 개정을 시도하고 있다. 이 문제가 더 심각한 것 아닌가. 국회 추천 6명을 압도적으로 좌우할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진다면 상당한 문제가 생길 것이다. 중립이라고 할 때는 소수파의 권익을 보호하는 쪽으로 만들어가고 있는데 국회 다수파의 일방적 영향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회 소수파 의견, 문제 대두돼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임명에 관한 문제도 아울러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질문= 대통령께서는 국회에서 '그 누구에게도 인사추천권이 있다. 나 또한 추천권이 허용된다'고 말했다. 대통령께서는 광의의 인사권자다, 일반적 상식으로는 인사권자가 추천을 했을 경우 곧 그 사람을 시켜야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연결될 것인데, 특히 공영방송 사장의 경우 권력의 개입을 없애기 위해 굳이 이사회 제청권을 만들어 놓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인사권 갖고 있는 대통령이 이런 사람 추천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답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제청과 임명이라는 이 절차를 갖고 있는 것 중에 이미 관행으로 제청을 거의 거부하지 않는 그런 시기도 있다. 국민들이 그렇게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제청을 거부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KBS 사장의 경우 제청을 거부할 수 있느냐 여부, 법적으로는 거부할 수 있다. 그러나 거부하는게 적절하느냐 여부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나는 가급적 제청을 거부하지 않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제청 이후에는 의사 표시하기 어렵다. 그 전에 의사표시 하는… 많은 사람들이 공정성에 혹시 KBS 사장이 잘못됐을 때 두루 인재를 발굴하고 검증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임명이 잘못됐을 때 국민은 대통령에게 책임 묻지 않겠는가. 이사회가 독자적 판단을 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다. 앞으로 KBS 이사회처럼 엄격한 절차를 거쳐 중립적으로 선출된 사람들이 대통령이 추천했다고 영향받느냐, 그렇지 않다고 본다. 이사회가 비판없이 받아들이겠느냐. 그렇지 않다. 거기 계신 분들이 사회적으로 책임있고, 판단력 있고 자부심 있는 분들로 안다. 대통령은 그분들에게 아무런 압력을 행사할 수도 없다. 설사 압력 행사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더라도 그 일을 감당하는 사람이 중요하다. 아무리 독립권 줘도 눈치나 보고 알아서 기고 그러면 독립은 지켜질 수 없다. 이사회가 그런 면에서 독립적 판단하고 있다고 본다. 중간과정에서 노조와 적절하게 타협하고 노조와 갈등없이 하면 어떻겠느냐고 생각했는데, 전달할 방법이 없었다. 참모들에게 이사회에 전달할 방법이 없느냐 했더니 일부 이사 개인에게 대통령 생각은 노조나 시민단체와 갈등 일으키지 않고 그분대로 갔으면 좋겠다는 것인데, 이사회에 그런 얘기를 꺼낼 분위기가 아니다 해서 그냥 간거다. 이사회와 노조의 조율 문제이다. 앞으로 그런 공식적 의사 표현하지 않더라도 사람 추천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장관이 제청하는 직위 많이 있는데 사전에 조율하기도 한다. 다만 KBS는 사법부와 정부 장관의 중간쯤 되는 것 같은데, 대통령이 의심받을만한 부도덕한 일을 한 적 없다. 법적으로 주어진 임명권을 사후에 행사하는 게 아니라 사전에 의사표시하게 해주는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질문= 세간의 참모 또는 측근을 통해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지 않느냐, 어떤 분을 통해 전달했고, 그 분과 사장된 분과의 관계, 어느 시점에서 알게 됐는지 설명해달라.

답변= 관계가 있고 없음은 하나의 고려사항이 되겠지만 관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첫 번째, 서동구씨는 일반적으로 조사하면 언론인으로부터 존경받는 몇 사람 중에 들어가는 사람이다. 과거에 언론재단이든가 어디에서 한국의 언론제도에 대해서 아마 여러 언론사가 참여해서 정확하게 기억 못하겠는데, 언론제도에 관한 연구결과 낸 적 있다. 시민단체 정책과도 다르고 우리 언론사에 많은 분이 참여해서 만든 언론제도에 대한 제안서들이 있다. 거기에도 참여한 논리가 있는 분이다. 만나서 여러차례 얘기해봤지만 존경할만한 분이다. 신뢰할만한 분이다. 누구와의 개인적 관계가 중요한 게 아니다. 내 형제라도 능력이 있으면 기용하는 거다. 나와 가깝다는 게 기준이 돼서는 안된다. 그 사람 역량 있나, 그러나 이번에는 노조와의 문제 등 교섭에는 불만이 있지만 언론사 경영하는데 있어 나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인정할거다. 이사회에서 표결을 통해 인정한 것은 이 분이 평소 갖고 있는 신망이 바탕이 됐다고 본다. 제가 알고 있는 누구와 인척관계여서가 아니라.

질문= 일부 언론에 보면 서동구 사장이 공영방송을 통해 조중동을 견제하거나 바로잡아야 한다고 언급했는데 대통령은 어떻게 해석하는가. KBS가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닌가.

답변= 서동구라는 분이 정부를 대변할 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정부를 대변하도록 KBS 이사회나 사원들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내 마음 속에 방송이라도 공정하게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왜곡되고 편파적인 보도를 상쇄해주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 내 개인적 소망이다.

낙하산 인사 얘기하는데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공기업에서는 대개 밖에서 오면 낙하산이라고 하더라, 때로는 정부 부처에서 있는 사람을 보내달라고 하는 것 봤는데, 적절한 인사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 아닌가. 싫을 때 해당 공기업에서 낙하산인사라고 붙이죠. 서동구사장은 낙하산이 아니다. 낙하산은 거부할 수 없어야 낙하산 아닙니까. 대통령은 공정하고 효율적인 인사를 해야 한다. 최대한 공정하게 인사권 행사하겠다.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겠다. 이번 일에 해명 하나 하면 이번 일에 있어 나에게 불찰이 있었다. 그 불찰은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추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도 민감한 언론문제였기 때문에 공개적인 인사검증절차를 거치지 않고 공개적으로 추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든 문제에 대해 일반적으로 인사보좌관이 하고 있다. KBS의 경우 상대가 하도 버거우니까 몇몇 사람에게 사람 찾아보라고 했다. 그 중에 한 분이 서동구사장이다. 그래서 몇 분이 모여서 좋은 사람 찾아보라고 해서 찾았는데 어떤 분은 연세가 많고 어떤 분은 지금 하는 일이 원체 중요하고 어떤 분은 다른 위치에 다른 뜻을 갖고 있다고 하고, 그 끝에 연세가 많고 하지만 서고문이 하시죠 결론이 나서, 내 의견 말하라고 해서 나하고 가까운 사람이어서 의심 받지 않겠느냐고 했는데, 그렇지 않다 언론인에게 존경받는 분이다 해서 그랬다. 그 과정을 공개했어야 하는데 공개하지 않아 화근이 된 것 같다. 앞으로 공개적으로 이 과정을 밟아나가겠다.

질문= 지방지의 역할에 대한 견해는. 취임 전에 지방지 발전 문제 많이 얘기했는데 취임 후에는 얘기가 없었다.

답변= 취임 전에 한 얘기를 앞으로 적절한 기회가 있으면 정책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검토하겠다. 지방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은 말했다. 정부가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는 제도적으로 마땅한 길이 열려있지 않다. 일부 중앙지가 지나친 경품 제공으로 지방지 위축시키고 있기 때무에 지방지 시장을 잠식해가는, 심하면 더 표현할 수 있지만 그런 현상을 앞으로 없어지도록 신문고시제도 제대로 활용하는 것도 실천하는 것도 지방지에 도움될 것으로 본다. 그 정책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맡겨두고 있다.

이해성 홍보수석 보충설명= 박권상 전 사장이 대통령께 서동구씨를 추천했다. 서동구씨 같은 분이 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도 서동구씨를 많이 추천했다. 박 전 사장이 KBS 이사회에 의견을 냈다. 대통령은 꼭 서동구씨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서동구씨가 방송 쪽에서 일하는 게 좋겠다는 정도였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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