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이라크戰 美지지"

  • 입력 2003년 3월 20일 18시 43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0일 오후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개시 직후 대국민 특별담화를 발표하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이번 행동은 이라크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실패로 돌아간 상황에서 대량살상무기의 조속한 제거를 위해 이뤄진 불가피한 조치라고 생각한다”며 미국에 대한 지지입장을 거듭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반전(反戰) 여론을 잘 알고 있으나 정부로서는 국제사회의 동향과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한미동맹 관계의 중요성 등 여러 요소를 감안해 미국의 노력을 지지해 나가는 게 우리 국익에 가장 부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또 “정부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이번 조치에 필요한 지원을 해 나가고자 한다”며 “이번 전쟁이 북핵 문제 등 남북관계 현안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500∼600명 규모의 공병단과 150명 규모의 야전의무부대를 파견하고, 난민 구호와 주변국 피해에 대한 경제 지원에 500만∼1000만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고 나종일(羅鍾一)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이 발표했다. 나 보좌관은 “현재까지 전투병의 파병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공병단과 의무부대의 파병은 앞으로 7주에서 11주 이내에 이뤄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개전 2시간40분 전인 이날 오전 8시50분경 딕 체니 미국 부통령에게서 이라크 공격 사실을 전화로 사전 통보받았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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