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방위청 보고서 "핵무장 실익없다"

  • 입력 2003년 2월 20일 15시 20분


코멘트
일본 방위청이 1995년 북한 핵 위기 직후 일본의 핵무장 문제를 다각도로 검토한 끝에 "실익이 없다"고 결론 내린 보고서 내용이 20일 아사히신문 보도를 통해 밝혀졌다.

일본이 핵 무장을 하게 되면 미국과의 안보동맹관계가 나빠지고 주변국의 신뢰도 잃게 되는 등 정치적, 경제적 댓가가 크기 때문에 미국의 '핵우산' 아래 그대로 있는 것이 일본에는 최선의 정책이라는 것.

이 보고서는 당시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총리 지시로 방위청 내 민간전문가와 군 간부들이 공동작성했다. 보고서 전체 내용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는 이 보고서에서 내린 결론대로 핵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지키고 있으며 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도 마찬가지"라고 보도했다.

다음은 방위청 보고서의 주요 내용.

▽핵무장 댓가=일본의 핵무장은 현재의 핵확산방지체제를 파괴하는 것으로 안보조약을 통한 미국과의 신뢰관계를 해칠 수 있다. 주변국으로부터는 일본이 미일동맹에서 이탈해 자주국방을 향해 나가는 행위로 보일 우려가 있다. 이는 국내 정치혼란을 일으키게 되고 핵무기 관리를 위한 시설정비도 필요해 정치적 경제적 비용이 크다. 세계적으로 중요한 아시아 시장이 불안정해지는 것은 미국이나 유럽으로서도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 힘의 균형상태를 대폭 변경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일본의 선택=일본의 핵 보유는 결코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인접국과의 신뢰관계 구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핵확산 억제를 지지하는 한 일본은 미국의 핵 억제력에 의존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북한=북한 핵문제는 핵확산방지조약(NPT)의 최대 수혜자인 미국으로서는 간과할 수 없다. 북-미 교섭은 미국에 있어서 실패해서는 안 되는 정치과제이다. 따라서 북한 핵무장은 용인될 가능성이 낮다. 북한 핵문제는 안전보장정책상 당면한 중요과제이기는 하나 향후 일본이 핵무장 가능성을 논의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