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견해 다른사람 입각 안시킨다"

  • 입력 2003년 1월 27일 15시 04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27일 정당이나 정치적 견해가 다른 인사들의 입각 문제에 대해 "야당은 물론 정치적, 경제적 견해에 대해 의견이 다른 사람은 입각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이날 대구에서 열린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전국순회 토론회'에서 "여러 집단의 이해관계를 골고루 대변하는 분들을 내각에 기용하라는 의견이 있는데, 정부 안에 의견이 다른 사람이나 이해관계 및 기반이 다른 사람을 함께 모아가지고는 정책의 입안 과정부터 손발이 맞지않고 잡음만 나와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책에 관한 의견이 다른 사람을 정부 안에 끌어넣으라고 하는 조언은 정부 하지 말라는 것이다"면서 "정부는 뜻을 같이 하고 가치를 같이 하는 사람끼리 논의해서 정책을 내고 국회와 여론 등을 통해서 펼쳐나가는 것이다. 이렇게 한다고 해서 한쪽의 의견이 전부 관철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이어 지방 대학을 해당 지역 언론과 함께 지역 분권의 핵심 중추로 설정하며 각종 지방 분권안을 제시했다.

노 당선자는 "대학 재정 지원은 지방에 집중적으로, 극단적으로 말하면 지방에만 할 생각이다"면서 "하지만 걱정은 연구개발투자를 받을 수 있는 역량도 꼭 필요하다. 돈만 들인다고 아무나 훌륭한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그 성과를 낼 수 있는 역량이 있어서 투자를 했을 때 효과가 나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재정의 지방 이양도 획기적으로 하겠다. 같은 돈이라도 꼭 용도를 정해서 내려보내는 방식이 아니라 지방이 알아서 판단해 가장 효율적인데 쓸 수 있도록 포괄 이전 비율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이밖에 "개혁을 하면서 기득권 저항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는 토론자의 질문에 대해 "그동안은 나도 기득권과 개혁세력간의 선을 그어왔고 그럴 필요를 느꼈다"고 말하고 "기득권 저항이라는 게 말과 힘으로 부딪혀서 극복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누구라도 부딪혀서 굴복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며 "충분히 자리를 함께 하고 토론하고 공감대를 서로 넓혀가면서 합의되는 것부터 먼저 같이 해가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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