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특사파견 교섭]24일 장관급회담서 합의

  • 입력 2003년 1월 24일 20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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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3시 남북이 동시 발표한 대북 특사 파견은 남측이 10일 먼저 제의했고 21∼24일 서울에서 열린 9차 장관급회담에서 북측 대표단이 동의 의사를 밝히면서 성사됐다.

남북은 이날 오전 5시40분 3박4일간 힘겨운 줄다리기가 계속된 9차 장관급회담의 성과를 담은 공동보도문 발표 때는 물론이고 북측 대표단이 오전 10시 아시아나항공 편으로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출국할 때까지도 이를 비밀에 부쳤다.

이는 북한 핵 문제를 논의한다는 점에서 안팎의 시선이 집중된 9차 장관급회담이 관심 밖으로 밀려날 것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발표시간을 늦춘 것으로 분석된다.

한 북한문제 전문가는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핵문제에서 변화를 이끌어내기가 어려워 양측 모두 큰 부담감을 안고 회담에 임했다”며 “특사파견 사실이 중간에 공개됐다면 회담의 의미는 더욱 엷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공개 채널을 통해 남측의 특사 파견 메시지를 북측에 전달한 10일은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한 정부 성명을 발표한 날과 일치한다. 이를 놓고 NPT 탈퇴선언이 특사파견의 직접적 계기가 된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그러나 특사 파견 계획은 이미 그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10일 북한이 NPT 탈퇴를 선언하기 직전에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북한에 특사를 보내기로 결정했다”며 “그때 이미 북한의 회답은 9차 장관급회담 때 받는 것으로 하고, 회답이 오는 대로 남북이 동시 발표키로 얘기가 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7일 임성준(任晟準) 대통령외교안보수석의 방미 때도 이 같은 생각을 미국에 전달했으며 미국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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