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 안보리 회부 가능성 높아

  • 입력 2003년 1월 21일 13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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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문제가 미국 등의 요구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20일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결의를 무시하고 묵살했다"면서 "IAEA는 안보리가 이에 관해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이 문제를 상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5개 안보리 이사국 가운데 13개국 외무장관이 참석한 특별회의 후 이같이 밝힌 파월 장관은 북핵문제의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요소들'이 대두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는 전날에도 CNN TV에 출연해 "IAEA가 이 문제를 고려하고 있으며 IAEA 집행위원회가 가까운 장래에 빈에서 회동해 이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상정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20일 뉴욕에서 파월 장관과 회동한 탕자쉬앤(唐家璇) 중국 외교부장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어떤 선택방안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며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와의 회견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안보리가 조속히 개입해줄 것을 촉구하는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안보리에 북핵문제가 상정되면 의장성명 결의안 등의 형태로 북한에 핵개발을 포기하도록 촉구하게 되며 북한측은 "안보리의 어떤 제재도 전쟁선포로 간주하겠다"고 밝힌바 있어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이날 열린 안보리 외무장관 회의는 "테러리즘은 세계 평화와 안보의 가장 중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테러리스트들이 사용할 우려가 점점 커지는 핵과 생물 화학무기, 기타 잠재적 위험성이 있는 물질에 대한 통제가 강화돼야 한다"는 내용의 '반 테러 선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북한 문제는 공식 논의되지 않았다.

한편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북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푸는 것이 여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퇴역군인들에게 연설하면서 "북한 역시 확실히 위협이지만 그것은 (이라크와는) 별개의 방식으로 다뤄져야할 위협"이라며 "우리는 북한에 대해 외교적 수단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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