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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월 15일 19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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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새 정부의 신임 장관을 임명하기에 앞서 노 당선자가 장관 내정자와 직접 업무계약을 맺고 이를 문서화하는 ‘계약형 장관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업무 성과가 뛰어난 장관에게는 민간 기업처럼 성과급 형식의 높은 연봉을 별도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인수위는 또 공기업을 △수익성 △공익성 △개혁성 등 세가지 범주로 나누고 전문성을 갖춘 인재 풀(pool)을 만들어 측근들의 ‘낙하산 인사’를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인수위는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공직자 인사시스템 체계를 완성하고 이달 말경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계약제 장관 제도 도입=인수위 핵심 관계자는 15일 “인사는 철저히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도록 할 것”이라며 “인사 폐해를 제도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인수위에서 장관과 공기업 사장 및 감사 등 공직자에 대한 인사 시스템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부처 장관에 대해 임명 단계에서부터 대통령이 장관과 재임중 추진해야 할 세부 목표를 논의하고 이를 계약서 형태로 남기기로 했다. 대통령은 장관의 업무 목표를 임명 전에 미리 약속받고 재임 중 실적을 중간 평가해 목표에 미달하면 중도하차 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특별한 하자가 없으면 일정 기간은 장관직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로 했다.
인수위 고위 관계자는 “장관들이 업무실적과는 상관없이 부하직원이나 친인척 비리로 중도하차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노무현 정부에서는 철저히 업적 평가를 중시해 주변의 비리로 인해 장관직을 그만두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장관이 자신과 함께 일할 차관을 직접 지명하는 ‘러닝 메이트’ 제도 도입 여부도 검토중이다.
또 우수 민간 인력의 공직 수혈을 위해 개방형 임용 대상을 확대하고 보수도 민간기업 수준으로 현실화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개혁이 필요한 공기업 사장은 정치인으로=인수위는 공기업의 낙하산 인사를 제도적으로 차단하되, 개혁이 필요한 공기업 사장에는 대선 과정에서 기여한 공이 큰 사람 중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당에서 내려보내기로 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그러나 “선거에서 공이 큰 정당인도 전문성을 갖춰야 공기업 임원으로 갈 수 있다”며 비전문가형 정치인은 사전 배제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도 공기업 임원 인선 과정에서 인사위원회가 추천을 하지만 이는 형식적인 것”이라며 “공기업 등 정부산하 기관을 수익성 공익성 개혁성의 3가지 기준에 따라 분류하고 그에 합당한 인물을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 정부의 공기업 인사 결정은 대통령 주변의 일부 측근이 좌우하는 바람에 필요한 인물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지 못했다”면서 “측근의 영향을 배제하고 시스템에 따라 굴러가도록 하는 인사 혁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그러나 공기업 임원의 임기를 감안해 순차적인 물갈이를 계획하고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통상 새 정부가 출범하면 공기업 사장도 일괄 사표를 내야 하지만 당사자의 의지도 무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편중인사 해소=인수위는 현 정부의 호남 편중인사 해소를 위해 중앙인사위원회로부터 공직자 인사자료를 넘겨받아 실태를 분석하고 있다. 중앙인사위는 최근 인수위에 “행정학자 등 전문가 중심으로 편중 인사를 측정하는 지수를 개발해 분석한 결과 현 정부에서 지역편중 현상은 없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측은 그러나 편중인사는 출신지역별 숫자로 측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자리와 무관하게 특정 인물이 실세가 되는 현상을 차단하는 제도적인 방안을 확립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인수위 핵심 관계자는 “예컨대 장관이 영남인사이고 차관이 호남인사일 경우 실제 영향력은 차관이 세지만 통계상으로는 편중인사가 전혀 포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인수위는 어느 정부에서나 인사에는 영향력 있는 측근과 실세가 항상 있다는 전제 아래 이런 전횡을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기로 했다.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는 대통령에 직보=인수위는 대통령 측근과 친인척 관리 시스템의 보고 단계를 대폭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인수위 핵심관계자는 “현 정부에서도 수석비서관들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지 못하고 비서실장에게 보고서만 내는 경우가 많았다”며 “수석비서관과 비서실장만 거쳐도 대부분의 정보가 예외 없이 왜곡된다”고 말했다. 인수위측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의 경우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대통령 직속기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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