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대표 "烹당해도 끝까지 黨 지키겠다"

  • 입력 2002년 12월 26일 18시 36분


“팽(烹)을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나는 끝까지 당을 지키겠다.”

26일 차기 당권 도전 포기를 선언한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갖는 동안 시종 착잡한 표정이었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의 2선 후퇴를 선언하면서도 “2004년 5월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고 전당대회에서 58%의 대의원이 신임해준 사람인데, 누구도 나의 거취문제를 왈가왈부할 자격이 없다”며 자신의 거취 결정이 당내 개혁파의 사퇴 요구와 무관함을 강조했다.

한 대표는 이어 “소위 개혁적이라는 사람들 중에 나보다 더 깨끗하고 정직하게 살아왔고, 민주화를 위한 투쟁이나 희생정신에 있어서 앞선 사람이 있으면 나와 보라”며 격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혁명적 발상으로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은 정치안정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대선 기간 중 탈당소동이 나고 할 때에도 마지막까지 나 혼자 남아도 당을 지키겠다고 했고, 선거에 지더라도 노무현(盧武鉉) 후보를 밀겠다고 했다”면서 “민주당에 대한 애착은 누구보다 강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내가 당 개혁안을 만들어 전당대회를 하는데 전당대회에서 두 번이나 1등을 한 사람이 또 ‘나를 1등 시켜달라’고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당권 도전 포기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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