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판 수놓은 名言…寄言…虛言…

  • 입력 2002년 12월 18일 19시 17분


▼나를 밀어달라, 상대방은 안된다▼

◇이회창 후보

▽음식점 간판을 바꿔단다고 음식 맛이 달라지나-이 후보, 12월15일 한나라당 지지선언을 한 교사들을 만나 현 정권의 교육정책을 비판하며.

▽노무현 후보는 정치한지 14년 됐고, 나는 6년밖에 안됐는데 어느 쪽이 낡았나-이 후보, 11월27일 자신을 겨냥한 노 후보의 ‘낡은 정치 청산론’을 반박하며.

▽지난 5년간 우리 국민은 난폭하고 무능력한 운전사를 만나 멀미에 시달리고 가슴이 조마조마했다-이 후보, 12월1일 부산 사상버스터미널에서 시외버스 운전사들과 만나 현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며.

▽대통령이 미는 노무현 후보가 이 지역에서 92%를, 내가 1.8%의 지지를 받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렇게 해서 어떻게 화합의 시대를 여느냐-이 후보, 12월6일 광주와 전북 익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며.

▽혼돈의 시기에는 냉철한 대통령이 필요하다-이 후보, 12월9일 조계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미지가 차갑다는 지적을 받자.

◇노무현 후보

▽부패사업 폐업하고 사장도 바꿔서 깨끗하게 하려고 한다-노 후보, 12월3일 첫 TV합동토론서 권 후보가 한나라당은 부패원조당, 민주당은 부패신장개업당이라고 비판하자.

▽사자는 새끼를 벼랑에 떨어뜨려 살아 돌아온 놈만 키운다는데 나도 부산에서 세 번 떨어졌지만 대선 후보가 돼 돌아왔으니 확실히 밀어달라-노 후보, 12월1일 부산대 거리유세에서 고향인 부산에서의 압도적 지지를 호소하며.

▽저더러 불안한 사람이라고 하고, 지난번엔 버스운전대를 잡은 장면을 광고하셨는데 저는 운전면허가 있지만 이회창 후보는 없다-노 후보, TV토론에서 한나라당이 자신을 초보운전자에 비유한 TV광고를 낸 데 대해.

▽정치지도자들이 50대 젊은 리더십으로 바뀌고 있다. 70대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 형님 대접받을 것 같지만 코 큰 사람들이 대접해 주지 않으니 또래끼리 만나자-노 후보, 12월11일 인천지역 목회자 평화정책 세미나에 참석해.

▽낡은 정치 청산하고 새 정치하라는 국민 열망으로 단일화했다. 월드컵 4강을 이룬 정몽준 대표와 손잡았으니 정 대표가 도와주시면 정치도 경제도 4강을 이룰 수 있다-노 후보, 12월14일 부산에서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와 공동유세를 펼치며.

◇권영길 후보

▽한나라당은 부패원조당, 민주당은 부패신장개업당이다-권 후보, 12월3일 1차 TV합동토론에서 이, 노 후보는 부정부패 척결을 주장할 자격이 없다며.

▼상대방 정책은 틀렸다▼

◇이회창 후보

▽이미 충청지역에선 투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선 불안심리가 팽배해 있다-이 후보, 12월12일 노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매우 위험한 정책이라고 주장하며.

▽정몽준 의원이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통일 외교 안보 분야를 맡기로 했다면 대통령은 무엇을 하는 자리냐-이 후보, 12월15일 기자회견에서 노, 정 공조를 ‘나눠먹기식 야합’이라고 비난하며.

▽정치보복은 절대 하지 않겠다. 김대중 정권에서 일한 사람이라도 양심적이고 능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같이 일할 수 있는 화해의 시대를 열겠다-이 후보, 12월5일 광주를 방문해 통합과 화해의 시대를 열겠다며.

◇노무현 후보

▽알면서도 그러는 거면 흑색선전이고 모르는 거면 정말 머리가 별로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은커녕 통반장도 맡겨 놓으면 큰 일 낼까 싶다-노 후보, 12월11일 서울 신촌 거리유세에서 행정수도 신설 공약에 대한 이 후보의 시비를 비판하며.

▽남북관계는 당근도 있고 채찍도 있어야 한다. 때로는 채찍을 들어야 하겠지만 당근도 들어야 한다. 당근은 실패하는 일이 없다. 시간이 좀 오래 걸릴 뿐이다. 그러나 채찍은 실패하면 큰 싸움이 벌어진다. 싸움이라는 것은 다른 말로 전쟁이다-노 후보, 12월12일 충북 제천지역 거리유세에서 남북관계를 설명하며.

▽오늘 합의는 이해관계에 따라 자리를 나누고 밀약하는 낡은 방식과 달리 국민에게 새로운 정치를 실천해 보인다는 점에서 ‘뉴딜(New Deal)’이라고 명명하겠다-노 후보, 12월13일 정 대표와 회동한 자리에서 정례회동이 주례회동의 성격을 갖느냐는 질문에.

◇권영길 후보

▽이, 노 두 후보 사이에 실개천이 흐른다면, 이들과 권 후보 사이엔 강물이 흐른다-민주노동당 김종철 대변인, 12월9일 보수정당에 속한 두 후보와 진보정당인 권 후보는 기본적인 경제 패러다임이 다르다며.

▼이런 말 저런 말▼

▽그렇다고 사랑하는 아내를 버리라는 말인가-노 후보, 4월 대구 경선에서 장인문제로 공격을 받자 ‘평생 가슴에 한을 묻어온 아내가 또 아버지 일로 눈물을 흘려야 합니까. 대통령 되겠다고 아내를 버리면 용서하겠습니까’라며.

▽요즘 같으면 ‘대두(大頭)에 숏다리’는 딱지 맞기 십상인데, 일찍 장가가길 잘했다-이 후보, 11월26일 ‘청년 100인, 이회창 후보를 검증한다’는 TV토론에서 스트레칭을 직접 선보인 뒤 젊은이들에게 농담을 던지며.

▽나는 이 자리에 대통령후보 자격으로 온 게 아니라 이 땅에서 손자 손녀를 키운 할아버지의 한 명으로 참석했다-권 후보, 12월1일 미군 장갑차 여중생 치사사건과 관련한 서울 광화문 촛불시위에 참석해 즉석 연설을 하며.

▽1차 TV합동토론 후에 권영길이 토론도 잘했고, 제일 잘 생기고 훤하다는 말을 들었다-권 후보, 12월10일 2차 TV합동토론 마무리 발언에서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하며.

▽그러면 안 된다. 이제는 지도자가 아니라 친구같은 대통령이 필요한 시대다-노 후보, 12월13일 대선 서대전 시민공원 앞에서 열린 정 대표와의 첫 공동유세 때 한 청중이 ‘노 후보는 하늘이 점지한 임금’이라고 치켜세우자 이를 말리며.

▼군소후보들과 조역들의 말말말▼

▽대하무성(大河無聲)이다-하나로국민연합 이한동 후보, 여론조사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에 대해 ‘큰물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며.

▽승리의 여신은 여자다. 여자는 젊은 사람을 좋아한다. 그래서 50대 후보가 승리할 것이다-정몽준 대표, 11월20일 민주당 후원회에 참석해.

▽제가 당선될 리는 없지만, 혹시 당선되면-호국당 김길수 후보, 12월12일 군소후보 토론회에서 당선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고도 출마했다며.

▽저격수는 아무데나 쏘지 않지만 쏘면 반드시 한 명씩 보낸다-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12월15일 나라종금 퇴출저지 로비 의혹을 제기한 뒤 그동안 자신이 폭로한 것은 전부 사실로 판명됐다고 강조하며.

▽열심히 욕한 당신 이제 찍어라-민주당 이평수 부대변인, 12월11일 논평에서 낡은 정치에 질려 정치를 혐오했던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며.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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