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3차토론후 후보들 표정

  • 입력 2002년 12월 17일 02시 43분


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16일 마지막 3차 TV합동토론회를 마친 후 한결같이 “만족스러웠다”며 막판 부동층 흡수에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기계적 형평성에 치우친 토론 방식에는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회창 후보는 토론회를 마친 후 환한 표정으로 지지자들의 환호에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시간이 짧아 내 진솔한 뜻을 다 제대로 전달했는지 모르겠지만 3번에 걸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내가 다시 대통령후보로 나설 리는 없겠지만 다음부터는 후보간의 역량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토론 방식으로 개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후보는 이날 동행한 임채정(林采正) 선대위 정책본부장, 정세균(丁世均) 의원 등과 “수고하셨다”며 일일이 악수를 나눈 후 “토론회에 나설 때마다 조마조마했지만 마치고 나면 늘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오늘도 그렇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다만 토론방식을 시간 총량제로 고쳤으면 한다”며 “최근 통계를 보니 유권자들이 TV 토론으로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 이후로도) 그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영길 후보는 “그동안 토론회를 마친 후 실제 민생 현장을 찾으면 유권자들이 기대 이상의 열광적인 반응을 보여주었다”며 “노동자와 서민을 주인으로 아는 새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권 후보는 “3번 모두 열심히 했으며 한 10번 정도만 TV 토론을 했으면 (대통령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각 당은 TV토론을 통해 자기 당 후보의 자질과 경쟁력이 확연히 드러난 반면, 다른 후보는 현실적인 정책 제시가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이회창 후보가 TV 토론의 대미를 압승으로 장식했다”며 “그동안 TV 토론을 통해 신중하고 사려깊은 이회창 후보와 불안하고 즉흥적인 노무현 후보의 특징이 확실히 비교됐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노무현 후보가 국정 전반의 중요 문제를 제대로 파악한 바탕 위에서 균형 잡힌 대안을 안정적으로 제시했다”며 “다만 이회창 후보는 경제 등 몇 가지 분야에서 취약했고 문제 파악에 충분하지 못해 대안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민노당 이상현(李尙炫) 대변인은 “미봉적인 대책만을 말하는 이회창, 노무현 후보에 비해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은 권영길 후보의 정책이 단연 돋보였다”고 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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