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나포 北미사일船 풀어줘…北 “우리 선박 나포는 큰실수”

  • 입력 2002년 12월 12일 18시 18분


미국은 9일 예멘 근처 아라비아해의 공해상에서 스페인 군함에 나포됐다가 미국에 넘겨진 북한의 화물선 소산호를 11일 풀어줬다. 이에 따라 스커드 미사일 15기를 선적한 소산호는 당초 이 미사일을 수입키로 한 예멘으로 향했다.

애리 플라이셔 미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예멘이 북한 미사일을 인도하지 못하도록 하는 국제법 조항은 없다”며 “이번 경우에 (우리가 북한 화물선을) 정선, 수색할 권한은 있지만 북한에서 예멘으로 가는 미사일을 선적한 배를 억류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예멘은 우리에게 이 미사일을 어느 누구에게도 넘기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딕 체니 미 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문제의 미사일은 예멘이 방어용으로 수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미국이 억류한 소산호를 풀어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살레 대통령이 이번 미사일 거래는 북한과 예멘이 수년 전에 체결한 계약의 마지막 선적으로 더 이상 거래가 없을 것임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소산호에선 고성능 재래식 탄두를 갖춘 15기의 스커드 미사일과 23개의 로켓 연료 캡슐이 발견됐다.

한편 중국을 방문 중인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은 12일 미사일 선적 북한 선박에 대한 억류 해제와 관련, “이 사건은 평양에 대해 ‘당신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고,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으며, 우리에게 숨길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의 한 관리는 일본 교도통신과의 회견에서 “화물선 나포는 큰 실수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북한은 또 12일 노동신문 논평을 통해 미국도 미사일을 수출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미사일을 대량으로 팔고 있는 미국은 남의 미사일 위협을 떠들 처지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미사일을 선적한 북한 화물선의 적발에도 불구하고 “그것(적발사건)은 그것, 교섭은 교섭”이라며 북한과의 수교 교섭은 계속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2일 전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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