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빅3후보' 취약지역 공들이기

  • 입력 2002년 10월 29일 19시 33분


‘적지(敵地)에서 얻은 1표는 사실상 2표.’

대통령선거를 51일 앞둔 29일 유력 후보들은 취약 지역의 표심 얻기에 주력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대화합 이미지 부각을 위해 호남의 비판적인 민심을 끌어안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이 후보가 정치보복 금지를 거듭 공약하고, 전남도청 이전에 반대한다는 당론을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후보는 이날 케이블TV YTN의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와 중앙당 후원회에 참석해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토론회에서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와 연대문제에 대해 “애초부터 특정인이나 세력을 놓고 연대계획을 세운 바 없으며 언제든지 나라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를 희망한다면 같이 나라를 올바로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대전을 방문한 지 나흘만인 이날 충북 청주를 방문해 이 후보와 정몽준(鄭夢準) 의원에 비해 지지층이 얇은 ‘충청권 표심’ 잡기에 열중했다. 그는 지역기자 간담회에서 “내가 집권하면 (대통령 휴양지인) 청남대(충북 청원군 문의면 소재)를 낚시터로 개방해 그동안 삼엄한 경비 등에 따른 이 지역 주민의 불편을 덜어 주겠다”고 말했다.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에 이은 대 충청권 공약 2탄인 셈. 그는 “정 의원을 (민주당으로) 데려올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를 잘못 데려오면 뒤치다꺼리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가 특정재벌을 봐준다는 인상을 줘선 안 되고, 후보단일화 문제도 검증을 거쳐 봐야 안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민통합21’ 정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 이후 처음으로 광주를 방문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호남 민심이 노 후보로 기울어지는 현상이 나타나자 이를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부산 방문 계획을 전격 취소하고 광주행을 결정했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그는 망월동 국립 5·18묘지를 참배하며 “오늘날 정치 현실 속에서 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이 헛되게 하지 않는 것이 국민의 책임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후보단일화에 대해 “국민의 뜻에 따라서 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며 노 후보를 은근히 압박했다.

청주〓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광주〓이승헌기자 ddr@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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