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검증안된 사람과 단일화는 위험"

  • 입력 2002년 10월 28일 19시 01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는 28일 당 안팎에서 거론되는 정몽준(鄭夢準) 후보와의 후보단일화 가능성을 거듭 일축했다.

노 후보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정 후보의 정책을 보면 민주당과 많이 다르다. 더욱이 정 후보는 검증 받지 않은 상태이므로 후보를 단일화하자는 주장은 아주 위험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 후보가 현대전자 주가조작에 개입됐다는 이익치(李益治) 전 현대증권 회장의 주장에 대해 “그동안 재벌들이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감옥에는 아랫사람들이 갔다”며 “이번에는 바로 아랫사람인 이 전회장이 이 문제를 직접 제기한 만큼 정 후보에 대한 검증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는 “한국의 ‘법 그물’은 그동안 큰고기는 빠져나가고 송사리만 잡혔는데 ‘국민정서 그물’은 어떻게 (정 의원을) 평가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당에서 성급하게 단일화 문제를 꺼내 자기 당 후보만 골병들게 했다”고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측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노 후보는 또 “기업들이 비자금을 만들어 북한에 뒷돈을 주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노태우(盧泰愚) 전대통령이 북한에 경협차관을 제공했을 당시에도 나는 너무 많다고 얘기했다”며 현 정권의 대북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날 노 후보는 토론에 앞서 △전월세 인상 상한선 지정 △소규모 자영업자에 대한 1조5000억원의 세금 경감 △조기 퇴직자에 대한 전직지원 장려금 신설 등을 뼈대로 하는 중산층과 서민 생활대책을 공약으로 내놓았다.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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