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집권하면 언론개혁"

  • 입력 2002년 10월 8일 23시 12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8일 “말이 좋아 권고이지 (언론) 개혁해야 한다. 내가 (대통령 되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김태홍(金泰弘) 의원 후원회에 참석해 “정치인이 잘못해도 언론이 짜고 잘했다고 하면 잘한 게 된다. 이런 환경에서 정치 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지도자가 잘못되면 불행해진다”며 “냉정하고 객관적인 언론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 후보는 해양수산부장관 재직 시절이던 지난해 2월엔 “이제는 정권이 언론과 전쟁 선포도 불사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비롯, 그해 6월엔 “수구언론과 온 몸으로 싸울 것”이라고 선언하는 등 줄곧 언론을 공격해 왔다. 올 4월 국민경선 과정에서는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측이 “노 후보가 지난해 8월1일 ‘내가 집권하면 메이저 신문들을 국유화하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으나, 노 후보는 이에 “기억에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노 후보는 또 언론을 향해 ‘최후의 독재권력’ ‘조폭’이라는 표현을 써왔지만, 후보로 선출된 이후 “언론 개혁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 후보의 이날 발언에 대해 당내 인사들은 “최근 당 내분 사태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자신의 지지율 반등 계획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자 답답한 심정을 불만으로 털어놓은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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