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盧-反盧 후보단일화協 4일 발족…"40~50명 참여"

  • 입력 2002년 10월 3일 18시 55분


국회 국정감사를 이유로 침묵했던 민주당 비노(非盧)-반노(反盧) 세력들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선대위를 출범시킨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2일 비노-반노 성향 의원들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직접 찾아가 “도와달라”며 ‘구애의 손짓’을 하기도 했으나, 이들은 “후보단일화만이 살 길”이라며 조직화 움직임에 나설 기세다.

그 일환으로 4일 ‘후보단일화 추진 협의회(후단협)’가 발족된다. 민주당과 ‘정몽준(鄭夢準)신당’의 통합을 위한 ‘가교신당’을 만들자는 탈당불사파와 통합수임기구를 띄우자는 구당모임, “노무현으로는 무조건 안된다”는 반노파 등 당내 각 세력이 모두 참여하는 비공식 기구이다.

후단협 결성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한 의원은 “4일 모임에 40∼50명의 의원이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후보단일화는 없다”고 공언하고 있는 노 후보측과의 정면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원외위원장 50여명도 7일 회동, ‘국민통합과 후보단일화를 위한 원외위원장 협의회’를 구성키로 하는 등 노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비노-반노 의원들의 생각이 제각각이어서 통일된 행동을 보여줄지 의문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노 후보의 손을 들어준 만큼 한 대표에게 기대하지 말고 독자행동에 나서자”는 강경파, “한 대표가 노 후보에게 한달간의 시간을 준 것이다. 좀 더 지켜보자”는 온건파로 갈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의원들은 ‘정몽준 신당’에 바로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가운데 비노 성향의 의원들 사이에서도 “노 후보가 수락하지 않는데 후보단일화가 가능하겠느냐”(박양수·朴洋洙 의원)는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여하튼 이들이 탈당하건 잔류하건 10월 중순경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때쯤이면 노 후보의 지지율이 회복될지, 정 의원의 지지율이 유지될지가 판가름날 것이고, 그에 따라 비노-반노측도 ’최후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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