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정상회담 대화록]金 ˝괴선박은 특수부대 자발적 훈련˝

  • 입력 2002년 9월 18일 01시 44분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17일 오전과 오후 두차례에 걸쳐 양국 현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다음은 일본측이 브리핑을 통해 공개한 정상회담 토의 내용 요지.》

◇핵문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핵문제의 포괄적 해결을 위해 핵확산금지조약(NPT),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 한반도비핵화 남북공동선언, 북-미합의 등을 준수하도록 강력히 요청한다. 미국은 핵문제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 북-미합의 이행을 위해 핵사찰을 수용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미국의 우려도 해소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는 경수로 건설지연이 문제다. 미국이 성실히 대응하면 해결하겠다.

◇미사일 문제

▽고이즈미 총리〓미사일 문제는 일본뿐 아니라 동북아시아 안정에 중요한 문제다. 대포동 노동 미사일 배치를 매우 우려한다. 미사일 확산은 국제사회 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미사일 발사실험 동결은 2003년 이후에도 계속돼야 한다.

▽김 위원장〓미사일 문제에 대한 총리의 문제인식을 충분히 이해한다. 북-일관계가 순조롭게 회복되면 미사일 문제는 없어진다. 발사동결은 이번 북-일 평양선언에 입각해 2003년 이후에도 유지하고 싶다.

◇공작선 문제

▽고이즈미 총리〓일본의 안보에 직접 관련된 중대한 문제다. 지난번 인양된 괴선박은 앞으로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를 한다. 앞으로 재발방지를 위한 보장이 필요하다.

▽김 위원장〓조사를 통해 최근에야 사태를 알았다. 특수부대가 자발적인 훈련으로 한 일이다. 그 부대가 어느 부대인지 찾았다. 상상도 못했다.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수교문제

▽김 위원장〓관계를 정상화하는 데 해결돼야 할 기본문제는 과거청산이다. 이런 기본문제가 아직도 해결 안됐기 때문에 양국관계가 개선될 수 없었다. 또 이 때문에 많은 복잡한 문제가 생기게 됐다. 일본의 진지한 대응을 바란다. 과거 문제는 현재의 우리에게는 책임이 없지만 정치가인 우리의 사명은 중대하다. 이 문제의 해결없이는 진정한 화해도 없다.

▽고이즈미 총리〓북-일수교는 우리나라의 전후처리 문제로 남아 있는 과제다. 성실히 처리할 용의가 있다.

▽김 위원장〓과거 역사 인식에 대한 총리의 발언을 이해하며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 보상문제는 대국적 판단을 할 용의가 있다. 총리가 말한대로 일본 방식에 따라 앞으로 협의하고 싶다.

◇남북관계

▽고이즈미 총리〓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서는 남북간 대화와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본은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강력 지지한다.

▽김 위원장〓남북관계는 각료급회담 등 대화와 협력이 진전되고 있다. 북한도 긴장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북-미관계

▽고이즈미 총리〓미국도 북한과 대화할 용의를 표명하고 있다. 부시대통령도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어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사일 확산, 핵의혹 등 안전보장 문제에 성실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위원장〓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 이점은 지금까지도 반복해 표명했다. 이런 우리의 생각을 미국에 전달해 달라.

◇지역신뢰조성

▽고이즈미 총리〓지역신뢰조성을 위해 6자협의에 의한 대화의 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북한의 협력이 필요하다. 국제사회는 최근 북한이 취한 경제조치를 주목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문제에 대해서는 관계 각국간의 관계가 정상화되는 것에 따라 대화의 장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북한도 그러한 대화의 장에 참가할 용의가 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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