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청년찾아…노무현 TK로…정몽준 재계로

  • 입력 2002년 9월 11일 18시 38분


한나라당과 민주당 간의 병풍(兵風)공방이 다시 가열되는 가운데서도 대선 주자들은 11일 민심을 잡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민주당은 이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차남 수연(秀淵)씨의 병적기록부 허위작성 의혹을 거듭 제기했고, 한나라당은 ‘근거없는 날조’라며 민주당 천용택(千容宅) 의원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이회창, 청년층 마음잡기〓이 후보는 이날 40세 안팎의 당소속 초선의원 19명과 지구당위원장 및 비정치권 전문가들의 모임인 ‘미래연대’ 정기총회에 참석, 축사를 했다. 이 후보는 축사에서 “미래연대가 나와 젊은 층의 가교가 되어 달라. 나는 젊은이와 함께 이 나라 장래를 논의할 마음을 활짝 열어 놓고 있다”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젊은층 유권자를 겨냥해 운동권 출신이 다수 포함된 미래연대와 우호적인 관계를 설정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공을 들여왔다.

이 후보는 또 조만간 ‘영 패밀리를 위한 이회창의 정책대안’도 발표, 각종 공약을 통한 젊은층 접근도 가속화해나갈 방침이다.

▽노무현, TK 끌어안기〓10일부터 대구를 방문 중인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11일에도 기업인 공무원 대학생들과 잇따라 간담회를 갖고 TK(대구·경북지역) 민심 잡기를 계속했다. 노 후보는 대구상공회의소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집권하면 지방육성 20년 계획을 만들어 행정권한을 분산하고 지역대학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공무원노조와의 정책간담회에서 “외국의 상원과 유사한 지역균형발전위원회(가칭)를 구성해야한다. 개인적으로는 공무원도 노동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이에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 영입 추진 움직임과 관련, “민주당의 대통령후보는 당의 정체성에 잘 맞는 정치인이 돼야 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정몽준, 재계에 러브콜〓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은 월드컵유치위원장을 지낸 구평회(具平會) LG창업고문에 이어 월드컵조직위원장을 지낸 이동찬(李東燦) 코오롱명예회장을 잇따라 만났다. 정 의원측은 월드컵조직위원장으로서 월드컵 지원에 대해 사의를 표명하기 위한 방문이었다고 설명했으나 정치권과 재계에서는 대선 출마선언을 앞둔 정 의원이 재계와 우호적 관계를 설정하려는 행보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정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내가 대선에 출마하고 대통령에 당선되는 데 재계가 부담을 느낀다면 모두 내 책임이다. 앞으로 재계 인사들을 개별적으로 많이 만나겠다”고 말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대구〓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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