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박상희의원 주장 "21세기 프런티어사업 불공정 선정"

  • 입력 2002년 9월 8일 18시 46분


국가 차원의 국내 최대규모 연구개발 프로젝트인 ‘21세기 프런티어사업’이 불공정한 사업단장 선정과 낙하산 인사 등으로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박상희 의원(민주)은 관련 자료를 공개하면서 18일 과학기술부 국정감사 때 프런티어사업의 문제점을 집중 추궁하겠다고 밝혔다. 국정감사에는 서정욱 전 과기부 장관과 이 사업의 문제점을 제기한 서울대 강주명 교수, 연세대 백융기 교수, 전자부품연구원 신상모 박사 등이 참고인으로 출석한다.

과기부가 박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인간유전체사업단장과 지능형마이크로시스템사업단장으로 선정된 유모씨와 박모씨는 1차 평가에서 모두 3위였으나 과기부가 2차 평가를 위해 모인 위원들을 돌려보내고 자체적으로 2차 평가를 실시한 결과 사업단장으로 최종 선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과기부는 또 99년 프런티어사업을 시작하면서 젊은 과학자 20명으로 ‘추진기획위원회’를 구성했으나 당시 서정욱 과기부 장관이 이를 해체한 뒤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추진위원들에게 감사패까지 수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선정한 프로테오믹스사업단장은 11명의 평가위원 가운데 10명과 동일 대학 출신이었다. 이 밖에도 사업단장으로 최종 선정된 후보에게 유리하게 평가위원을 위촉한 사례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박 의원은 밝혔다.

또 올해 9개 사업단장을 선정하면서 주관기관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36명을 평가위원으로 추천했으나 과기부는 이 가운데 6명만 1차 평가위원으로 위촉했고 나머지 5명은 추천받지도 않은 인물을 끼워 넣는 등 월권 행위를 한 흔적이 많았다.

지난해까지 선정된 10개의 프런티어사업단 가운데 6개는 사무국장을 과기부에서 최근 퇴직한 서기관으로 임명한 사실도 밝혀졌다.

박 의원은 “국가의 장래가 걸린 대형 프로젝트가 사업단장 선정에서부터 부정과 비리로 얼룩져 총체적 부실로 귀결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며 “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대중 정부가 의욕적으로 시작한 대형 국책연구개발 프로젝트. 10년 동안 총 3조4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며 지금까지 19개 사업단을 선정했다. 경쟁을 통해 선정된 사업단장은 1년에 100억원씩 10년 동안 정부 연구비를 재량으로 쓸 수 있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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