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장관급회담 3대쟁점]추석전 금강산 이산상봉 성사될듯

  • 입력 2002년 8월 12일 18시 42분


12일 9개월 만에 재개된 남북장관급회담은 첫 회의인 만큼 일단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회담에 앞서 열린 금강산 실무접촉에서 구체적인 의제까지 대부분 정해놓은 상태라 양측 수석대표는 ‘새로운 합의’보다는 기존 합의사항의 액션플랜격인 ‘이행일정표 만들기’를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난관도 곳곳에 숨어 있다.

▽서해교전〓남측 대변인인 통일부 이봉조(李鳳朝) 통일정책실장은 이날 1차 회의가 끝난 뒤 “서해교전과 관련해 다시 한번 우리측의 분명한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북측은 “금강산 실무접촉에서 이미 입장을 밝혔다”고만 말하고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그러나 모처럼 조성된 회담 분위기를 감안, 서해교전에 대해 더 이상의 강력한 문제제기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측 김영성(金靈成) 단장은 만찬사에서 “어제날에 집착하여 시비나 가리고 논쟁으로 시간을 보낼 수 없다”고 뼈있는 어휘를 구사하며 서해교전과 관련해 더 이상 얘기를 꺼내지 말 것을 우회적으로 요구했다.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설치〓이산가족 상봉의 제도화도 쉽지 않은 의제다. 우리측은 이날 이산가족 상봉 외에 면회소 설치, 서신교환 등 제도화 노력도 강조했으나 북측은 이산가족 상봉 정도만 관심을 피력했다.

우리측은 일단 이번 회담을 통해 추석을 전후해 5차 이산가족 상봉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물론 금강산과 경의선 남측 최북단역인 도라산역에 각각 이산가족 면회소를 설치하자고 강력히 촉구할 계획이지만, 결과는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정부는 면회소 설치 등 이산가족 상봉 제도화가 실현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 5차 이후의 이산가족 상봉은 북측이 원하는 대로 금강산에서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도 세워놓고 있다.

▽도로연결 및 군사당국자 회담〓경의선 연결 역시 넘어야 될 산이 많다. 비무장지대 연결공사를 위해서는 군사당국간 회의가 열려야 하고 초보적인 수준이나마 군사적 신뢰감이 쌓여야 하지만, 경의선이 연결될 경우 유사시 한미 연합군의 ‘북침통로’로 활용될 것을 우려하는 북한 군부를 설득하는 게 관건이다.

북한이 이날 회의에서 비무장지대 공사와 직결돼 있는 2차 경추위 개최와 금강산관광 활성화를 위한 당국간 회담을 거론한 점은 일단 긍정적인 움직임이라는 게 정부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경추위에서는 북한측에 30만∼50만t의 쌀을 지원하는 문제가 논의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쌀 지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제들은 북한군부의 협조 여부 등 많은 변수를 안고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7차 장관급회담 쟁점별 양측 입장
쟁점남측 입장북측 입장
서해교전 사과 및 재발방지짚을 것은 짚는다이미 유감 표명했다
상설면회소 설치 등 이산가족 상봉 제도화적극적상봉행사에 중점
군사당국자회담 재개8월중 재개남북관계 진전 지켜보며 결정
경추위 개최8월중 개최남측입장에 어느정도 호응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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