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당 상임위 배분 골머리]건교-통외통위 '너도나도'

  • 입력 2002년 6월 24일 18시 39분


16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이 임박해지면서 각당 지도부가 상임위원장 및 상임위 배분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른바 ‘노른자위’ 상임위원장직을 놓고 지망자들의 신경전이 뜨거운데다 상임위를 바꾸려는 의원들의 로비전도 불꽃을 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경우 통일외교통상위원장에는 3선의 이부영(李富榮) 의원과 재선의 김용갑(金容甲) 의원이 경합중이다. 정무위원장에는 3선의 이강두(李康斗) 의원과 윤영탁(尹榮卓) 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16대 국회 전반기 중간에 위원장을 맡은 나오연(羅午淵) 재경위원장과 김형오(金炯旿)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은 사실상 유임이 확정된 상태다.

민주당에서도 주로 상임위원장을 맡은 적이 없는 3선 이상급 의원들이 ‘당연몫’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문화관광위원장 희망자가 가장 많다. 4선의 이해찬(李海瓚) 의원과 3선의 이상수(李相洙) 의원, 3선의 이윤수(李允洙) 의원이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에서도 문광위원장 몫을 주장하고 있어 협상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행정자치위원장으로는 3선의 김옥두(金玉斗) 의원과 재선의 박종우(朴宗雨) 의원이 경합중이다.

각당 원내총무단은 이와 함께 의원들의 지망 상임위가 천차만별이어서 ‘교통정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나라당은 최근 소속 의원들로부터 상임위 신청서를 받았는데 인기 상임위로 분류되는 건설교통위에는 지망자가 40명 정도에 달했고, 중진들이 선호하는 통외통위에도 20명 정도가 몰렸다. 문광위에도 10여명이 신청서를 냈다.

반면 법사위에는 신청자가 변호사 출신 의원 5명 정도에 불과해 차출자를 물색해야 할 판이다. 이규택(李揆澤) 원내총무가 “말을 잘 안 들으면 모두 법사위를 보내겠다”고 으름장을 놓을 정도다. 의보통합 논란과정에서 당론을 따르지 않아 보건복지위에서 밀려난 김홍신(金洪信) 의원의 원상회복 여부도 관심거리다.

민주당도 최근 1, 2지망으로 나눠 소속 의원들의 지망 상임위를 조사했다. 역시 인기 상임위로 분류되는 건교위와 재경위 문광위를 희망하는 의원들이 많았다고 원내총무실 관계자는 전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전반기에는 원내총무실에서 가라는 대로 상임위 배정을 받았지만 후반기에는 건교위나 문광위에서 일하고 싶다. 가만히 있으면 밀려날 수 있어 당 지도부에 강력히 요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한나라당 임인배(林仁培) 수석부총무는 “특히 중진들의 경우 예전에는 총재가 직접 나서서 교통정리할 정도로 애를 먹은 적이 있었다”며 “모든 의원들의 처지를 다 배려할 수 없어 고민이다”고 말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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