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회의장 주변발언

  • 입력 2002년 6월 17일 14시 55분


17일 민주당 연석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후보의 '8.8재보선후 후보 재경선'발언에 대한 논란이 진행되는 동안 회의장 주변에서도 소속 의원들이 다양한 의견을 피력했다.

다음은 회의장 주변에서 만난 일부 의원들의 의견(괄호 안은 질문).

▽천정배 의원=(노무현 후보가 8·8 재보선 이후 경선 다시 하자는 얘기했는데) 노 후보의 기본 입장은 당 결정을 따른다는 것이다. 기득권을 포기하고 외부사람 영입해서 새롭게 경선할 수 있다는 의향을 강조했다. 단 8·8 재보선 앞두고 당장은 안 되니까 8·8 결론을 내고 나서 보자는 것이다. 8·8 승부수를 던진다는 것이다. 기존 방식으로는 안 되고 후보가 중심이 돼 8·8 전에 쇄신된 자세를 가지고 선거에 주력해야 한다.

(8·8을 노 후보 책임 아래 치루겠다는 것인가) 그것도 위임한 것이다.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김기재 의원=내 말이 보도(정몽준 박근혜 영입설 등)되고 그래서 해명하고 싶었다. 오늘 노 후보의 발표가 단 한 자도 안 틀리고 내 생각이랑 똑같다. 책임은 1명(노 후보를 지칭)만 지면 된다. 현 지도부로 8·8 재보선을 치루고 그 이후에 책임 물으면 된다. 선거에서 이기면 부활할 수 있는 것이다.

(문호개방은 어떻게) 적극적으로 해야지.

▽김명섭 의원=김대중 대통령은 다른 대통령과 다르다. 그의 지지자들은 수십년간 자기 희생을 감수하면서 김 대통령을 지지했다. 그래서 아들 비리 때문에 크게 실망한 것이다. 지금이라도 빨리 김홍일 의원 사퇴하고, 아태재단 해체하고, 김 대통령도 자기 재산 국가에 다 내놓고, 국민 연금 받고 살아야 한다. 이런 조치가 늦었다.

(김 대통령이 자기 재산까지 내놓아야 하나) 그 정도까지 해야지. 그렇게 살아서 뭐해. 누구 줄 애 있나(재산 물려줄 아이 있나)

6월5일 오전 10시 반에 이런 내용 발표하도록 시켰었다. 노무현 후보도 개인이 아니다. 행동거지에 주의해야 한다. 재신임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 시기는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임동원 통일원장관 해임 건의안 때 자민련과 결별하면서 청와대가 오만했다. 10·25 보궐선거 때 김홍일 의원이 제주도로 휴가간 것을 언론이 보도하면서 참패했다. 이번에도 진다는 예측 벌써부터 했었다. 진념 김민석 등 이번 선거에서 낙선한 사람들의 아픈 가슴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의원직 그만 두고 싶은 마음 가득하다.

▽원유철 의원=모든 기득권 즉각 포기하고, 신당 창당하는 마음으로 지금 당장부터 해 나가야 한다.

▽이해찬 의원=지금 노 후보에 대한 요구는 '사퇴를 표명하라는 요구'이지, '사퇴 요구'는 아니다. 노무현 발제 정도가 무난한 것 같다. 8·8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고위원들의 공천 나눠 먹기는 지름길로 죽는 것이다. 특별기구 만들어 재보선 이기면 분위기 반전되는 것 아니냐.

(노 후보의 발언이 책임 회피라는 반발에 대해) 8·8 이기자는 뜻 아니냐. 재보선 후보를 경선에 맡기면 안된다. 이번 선거에서도 경선 후유증 많았던 곳은 이길 수 있었는데도 졌다. 부작용 최소화해야 한다. 지금은 7월초까지 좋은 재보선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설훈 의원의 '노무현 후보-이인제 대표' 신당설은) 아이디어 수준에서는 해볼만 한 것이다.

▽조순형 의원=8·8 재보선까지 재신임 미룬다는 노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는 반대이다. 다른 대부분의 의원도 그런 것 같다. 8월 이후에 하는 것은 설득력 없다. 빨리 매듭 지어야 한다. 노 후보도 재신임 받고 나서 정치적 행보 해야 하지 않나. DJ와의 관계 등에 대한 문제도 매듭짓고...

(재신임 형식은) 전당대회 얘기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신당 창당은) 찬성 못한다. 자기 부정이다. 국민 경선 등 그동안 개혁한 것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다. 차라리 야당할 각오를 하면 했지.... 대선에 너무 집착하면 오히려 일이 안 될 수 있다.

(지도부 사퇴는 어느 수준) 집단지도체제인 만큼 다 책임져야 한다.

지금 지도부가 재신임 받아야 당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 안 그러면 지도력이 확립되겠나. 전당대회를 하려면 돈 많이 들어서 안 된다고 하는데 그런 생각부터 버려라. 대의원들이 자기 돈 내고 와서 투표하면 된다. 당에서는 장소만 빌리면 되지 않나.

김중권 이인제 등 경선주자와의 관계도 정리해야 한다. 당을 같이 하든지, 안 그러면 (나가든지)... 노 후보가 후보 되고 나서 YS를 찾아갈 것이 아니라, 이인제 김중권 등 경선주자들부터 끌어안았어야 했다.

(오늘 논의에서 결론 나겠나) 지난번 최고위원 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 매듭지었어야 했다. 왜 이렇게 미루나. 이해 못한다.

▽문석호 의원=지금 외연 확대하면 국민들 눈에 추잡스럽게 보인다. 국민은 지금 '민주당 너희가 변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외연 확대는 이런 요구에 대해 떠넘기기식에 불과하다. 스스로 정신 차리고 나서 외연 확대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자민련과의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자민련은 합당이나 연합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

노 후보의 발표에 찬성하는 편이다.

나는 선거기간 한달 전부터 내 지역구에서 살며 지방선거를 챙겼다. 그것이 유권자에게 감동을 줬던 것 같다. 서울 등에서는 정당 지지도를 가지고 (참패의 원인을) 얘기하는데 비겁한 측면이 있다.

(노 후보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사퇴하면 후보를 재선출하겠다는 것이다. 그건 말이 안 된다. 재신임 하고 노 후보 중심으로 비상대책위 만들어서 재보선 치러야 한다.

▽전용학 의원=새피 수혈도 좋지만 우리 당이 갖고 있는 정치적 자산부터 극대화해야 한다. 이인제 김중권 정동영 김근태 등 경선 주자들을 전면적으로 당무에 참여시키는 방안으로, 당 지도부가 사퇴한다면 대표가 비상기구대표 맡고, 이분들과 비상기구 만들어라. 이 기구에서 후보 재신임 문제도 다루자. 재경선은 무슨 재경선이냐, 재신임만 물으면 되지. 정몽준이나 박근혜가 우리 당에 오겠느냐. 현실성 있는 얘기를 해야 한다.

(이인제가 재경선에 나오는 것 아니냐) 이인제가 어린애냐. 이인제는 이번 대선에 후보로 나설 생각이 없다.

▽박병석 의원=나부터 죄인이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벽지 위에서 그림 그릴 수 있게 협력해야 한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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