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쏟아지는 정치공약 "100조대 민간투자 유발"

  • 입력 2002년 5월 27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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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두고 27일 광역 및 기초단체장 출마예정자들은 다양한 공약을 제시했지만 실현가능성이 의문시되는 것들이 적지 않았다. 지역이기주의와 님비(NIMBY)성 공약, 생색내기용 공약, 재탕성 공약 등도 남발됐다.

▽지역이기주의 및 님비성 공약〓한나라당 소속인 염홍철(廉弘喆) 대전시장 후보와 이원종(李元鐘) 충북지사 후보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조흥은행 본점을 각각 대전과 충북 청주로 이전시키겠다는 공약을 나란히 내놓았다.

민주당 한이헌(韓利憲) 부산시장 후보는 현정부가 추진해온 부산과 광양을 경쟁체제로 하는 ‘양항(兩港) 허브정책’를 비판하면서 부산항 중심의 개발을 공약했다.

자민련 구천서(具天書) 충북지사 후보는 “청주에 정부 제4청사를 유치하겠다”고 공약했으나 건설교통부는 “앞으로 4∼5년 안에 정부청사를 이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강현욱(姜賢旭) 전북지사 후보는 육군 향토부대 35사단 이전과 전주교도소 시 외곽 이전 등 님비성 시설을 옮기겠다고 공약했다.

▽생색내기 공약〓민주당 김민석(金民錫) 서울시장 후보는 임대주택 10만호를 확보해 서민주거 불안을 해소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재원 조달방안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 후보는 ‘11조원의 연간 예산으로 100조원의 민간 투자를 유발할 수 있는 경영기법을 시정에 도입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역시 실천방안이 모호하다.

민주당 진념(陳稔) 경기지사 후보는 파주에 외국인 전용 국가산업단지를 조성, 외국 기업을 유치함으로써 전쟁을 억제하고 남북경제협력의 전진기지로 개발하겠다고 공약했으나 외국 기업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한나라당 손학규(孫鶴圭) 경기지사 후보는 ‘지하철 1호선 노후 차량 교체’를 공약했으나 이 사업은 경기지사가 추진할 수 없는 사안. 자민련 홍선기(洪善基) 대전시장 후보는 ‘국립민족학박물관 대전 유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정부차원에서 민족학박물관 건립계획이 수립돼 있지 않은 상태다.

한나라당 신구범(愼久範) 제주지사 후보는 제주도를 ‘경제특별자치구’로 만들기 위해 조세권 등 국가 경제권한의 제주도 이양과 독립적인 농수축산물 검역제도 시행 등을 공약했으나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회에서의 입법과정을 거쳐야 한다.

민주당 박태영(朴泰榮) 전남지사 후보는 전남지역 산업화를 공약으로 내놓고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자본 100만달러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재탕성 공약〓한나라당 안상수(安相洙) 후보와 민주당 박상은(朴商銀) 후보 모두 ‘국제도시 인천 건설’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이는 지방선거 때마다 등장했던 단골 메뉴. 인천항 송도신도시 인천국제공항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트라이포트’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나라당 이의근(李義根) 경북지사 후보는 포항 영일만 신항과 동해중부선 조기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이 사업은 이미 국고를 지원받아 건설 중인 프로젝트다.

한나라당 조해녕(曺海寧) 대구시장 후보도 국비와 민자유치사업으로 이미 추진 중인 대구-포항, 대구-김해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조기에 완공하겠다고 공약했다. 한나라당 안상영(安相英) 부산시장 후보는 지난번 지방선거 때 공약했으나 아직까지 시행되지 않은 부산역세권 개발과 부산문화예술진흥원 설립 등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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