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측 “대통령 아들관리 잘못됐다”

  • 입력 2002년 5월 10일 18시 19분


‘DJ와의 의리’를 강조해 온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측이 ‘대통령의 아들 관리가 잘못됐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서 ‘DJ와의 차별화’에 시동을 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노 후보 본인은 기존의 입장을 아직은 무너뜨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날 DJ의 아들 문제를 거론한 사람이 노 후보의 ‘입’역할을 하고 있는 유종필(柳鍾珌) 공보특보란 점에서 이 같은 발언에 대한 노 후보의 용인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당 안팎의 일반적 관측이다.

실제 노 후보 캠프 내에선 노 후보는 DJ에 대해 의리를 지키는 모습을 계속 보이되, 선거캠프나 당의 공조직에서는 분명히 이 문제에 대해 대립각을 세우는 역할 분담을 한다는 시나리오를 당초부터 마련해 놓고 있었다.

더욱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의혹이 갈수록 증폭되는 데다 이 영향으로 ‘노풍’마저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자 더 이상 이 문제를 감쌀 수 없게 됐다는 현실적 판단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 특보가 자신의 발언에 대해 ‘노 후보의 생각이 담긴 것이냐’고 기자들이 질문하자 “알아서 해석하라”고 말한 것도 노 후보 캠프가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음을 암시한 대목이다.

노 후보 자신도 이날 서울시 지방선거 필승전진대회에서 “그런 인식은 그전부터 가지고 있었으나 내가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야박하게 말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열린 성남지역 필승결의대회에서는 “새로운 것도 없고 차별화도 아니다. 기존 입장에 변한 것 없다”고 말했다.최영해기자yhchoi65@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들 문제에 대한 노무현 후보의 최근 발언
시기노무현 후보의 발언비고
4.10정치 현안에 대해 하나하나 답변할 수 없는 것 아니냐. 단 성역은 없다고 본다.청주지역 기자간담회
4.16객관적이고 엄정한 수사는 누구도 피할 수 없다.KBS라디오
4.26대통령 자제와 친인척 문제가 나와 민주당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평화방송 라디오
5.3굳이 저까지 나서 야박하게 하지 않더라도 용납해달라. 그러나 누군가가 (의혹을) 덮으려 한다면 그래선 안 된다고 나서겠다.부산지역 기자간담회
5.10김대중 대통령도 아들(홍걸씨 지칭) 관리 잘못했다. 과거 정권도 현 정권도 잘못했다. 이회창 후보는 불문가지이다.유종필언론특보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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