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非범죄인도 신병확보 요청 가능”

  • 입력 2002년 4월 25일 18시 14분


“경찰청장 해명하시오”
“경찰청장 해명하시오”
최성규(崔成奎)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의 미국 입국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뉴욕에 온 한나라당 의원들은 “뉴욕주재 총영사관보다 더 높은 선에서 최 전 과장의 미국 입국과 잠적을 도왔다는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현지조사〓조웅규(曺雄奎) 엄호성(嚴虎聲) 의원은 24일(현지시간) 이틀간의 현지조사를 마무리짓고 귀국에 앞서 뉴욕특파원들과 만나 “확증은 없으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기획성 도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미간 형사사법공조조약에 따르면 범죄인이 아니라도 증인이나 참고인 증언을 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해 미국에 신병인도 요청을 할 수 있으나 한국정부는 최 전 과장에 대해 이런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외교통상부 담당과장은 ‘최 전 과장의 경우 이 조약의 적용대상이 아니다’라고 장관에게 보고했으나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미 이민국을 방문해 최 전 과장에 대해 입국허가를 내준 경위를 확인할 계획이었으나 거부당했다”면서 “이에 따라 조지프 바이든 미 상원외교위원회 위원장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에게 서한을 보내 최 전 과장의 입국경위를 파악하는데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뉴욕 총영사관의 보고 번복〓뉴욕총영사관 측은 최 전 과장이 미국에 입국한 다음날인 20일 “최 전 과장이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일반 승객 통로가 아닌 특별통로로 나왔다”고 밝혔으나 사실여부가 논란이 되자 24일 “공항건물 보안 책임자가 ‘일반승객 통로가 아닌 다른 통로로 최 전 과장이 나갔다’고 말해주었다”고 번복했다.

▽한나라당 경찰청 방문〓방미 조사단 활동과 별개로 이재오(李在五) 박종희(朴鍾熙) 심규철(沈揆喆) 박혁규(朴赫圭) 윤두환(尹斗煥) 의원은 경찰청을 방문, 최 전 과장의 미국입국과 관련한 경찰의 대응태도를 따졌다.

이재오 의원은 이승재(李承栽) 수사국장에게 “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이 이 국장에게 전화로 최 전 과장의 도피 문제를 상의하고 계획을 지시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추궁했다.

이 국장은 이에 “박 실장과 통화한 적도 없고 도피 문제를 상의한 적도 없다. 최 전 과장이 19일 전화를 걸어 왔기에 귀국해서 빨리 조사 받으라고 종용하고, 곧바로 뉴욕 주재관에게 전화해 ‘공항에 몇 명 데리고 가서 멱살이라도 잡아서 최 전 과장을 한국행 비행기에 태우라’고 했다”고 답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윤종구기자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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