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정국 갈수록 가열

  • 입력 2002년 4월 21일 17시 03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는 21일 자신이 측근인 윤여준(尹汝雋) 의원을 통해 최규선(崔圭善)씨로부터 2억5000만원을 받았다는 민주당 설훈(薛勳) 의원의 주장을 여권의 공작정치로 규정하고 ‘정권 퇴진 운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은 “윤 의원과 최씨간 대화내용이 담긴 녹음테이프가 공개되면 모든 것이 밝혀질 것이다”라고 거듭 주장, 여야 관계가 극한 대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한나라당의 반발〓이 전 총재는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설 의원이 즉각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꽁무니를 빼면 조작행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으며, 그럴 경우 이 정권은 마지막이다”며 “현 정권의 국정운영을 국민들이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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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야당의 대선 후보가 나올 시점에 모략과 중상을 일삼는 것은 대통령의 공정선거 의지가 없다는 뜻이다”며 “개인 이회창이 죽고, 안 죽고를 떠나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여권에) 국정을 맡기겠느냐”고 말했다.

이재오(李在五) 원내총무는 “26일 장외집회(서울 여의도공원) 때까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세 아들 비리 의혹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와 TV 청문회 및 특검제 도입이 채택되지 않을 경우 김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낼 것이다”고 예고했다.

그는 이어 최성규(崔成奎)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의 미국 도피와 관련, 이근식(李根植) 행정자치부 장관에게 이팔호(李八浩) 경찰청장의 파면을 요구하고,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이 장관에 대한 해임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대응〓설훈 의원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최씨와 윤 의원간의 대화를 녹음한 테이프를 가지고 있는 증인이 테이프 공개를 주저하고 있어 설득 중이다”며 “그 증인을 설득하는 대로 테이프를 즉각 공개할 것이며, 이르면 22일 중에 (공개가)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명식(李明植)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여준 의원이 최씨를 여러 차례 접촉한 것은 시인하면서도 무엇을 논의하고 무엇을 주고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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