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준씨 "탈출과정 거짓말 국민께 사과드립니다"

  • 입력 2002년 2월 17일 22시 18분


재탈북 과정에 대한 거짓 증언으로 물의를 빚은 유태준(劉泰俊·34)씨가 17일 오후 서울 중랑구 신내동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거짓말을 인정하며 국민에게 사과했다.

유씨는 탈출 장소가 바뀐 배경에 대해 “국가보위부의 감옥이 아닌 양정사업소에서 탈출했지만 이곳도 국가보위부의 무장 군인 25명이 감시하는 장소였다”며 “삼엄한 감시를 받았다는 의미에서 감옥이라는 표현을 쓰게 됐다”고 해명했다.

유씨는 “담을 넘어 탈출한 것이 아니라 사업소 정문을 통해 ‘걸어서’ 탈출한 것도 사실”이라며 “대남 비방 기자회견에 협조한 뒤 감시가 소홀해져 탈출 전에도 수 차례 정문을 통해 외출할 수 있었고 탈출 당일은 직원들의 정문출입이 많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감시요원을 따돌리고 탈출했다”고 말했다.

유씨는 또 “나에 대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특별사면 얘기는 직접 확인한 것이 아니라 사업소 간부들이 ‘아내를 사랑하는 사람은 조국도 사랑한다’는 김 위원장의 뜻이 담긴 ‘4·13 친필 방침’을 언급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유씨는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에만 정확히 말하면 됐지 언론에는 모두 밝히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고 내가 한 말이 국민에게 그대로 전달된다는 사실은 몰랐다”며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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